국민의힘이 어제까지 공천 확정한 159명 중 40대 이하는 21명(13.2%), 여성은 16명(10.0%)이다. 2020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공천보다 후퇴한 수치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16일 첫 공관위 회의에서 "청년과 여성, 유능한 정치 신인을 적극 발굴해 등용하겠다"고 했던 것에 비춰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공천받은 40대 이하 후보 중 15명(71.4%)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험지'로 보내졌다. 2020년 국민의힘이 당선된 지역구 6곳에는 현직 의원이 공천받은 경우(배현진, 정희용)를 제외하면 모두 윤석열 대통령 측근이 공천됐다.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전 법률비서관과 이원모(경기 용인갑) 전 인사비서관, 조지연(경북 경산) 대통령실 행정관 등 3명이 단수 공천을 받았고, '윤석열 키즈' 장예찬(부산 수영) 전 최고위원만 경선을 거쳤다. 여성 후보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총 16명 중 10명이 전현직 의원이다. 영입 인재는 이수정(경기 수원정) 경기대 교수와 김효은(경기 오산) 전 EBS 영어강사뿐이다.
청년, 여성, 신인에게 배려할 몫은 현역 가운데 중진들이 차지했다. 경선을 치른 현역 중 재선 이상 11명은 모두 승리했다. 지도부는 '시스템 공천'을 외치고 있지만, 새 인물 영입보다 본선 경쟁력을 고려해 현역에게 유리한 '기득권 공천' 기류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민주당의 자중지란에 가려져 있을 뿐 국민의힘 공천도 '쇄신'과 거리가 멀다. 이에 '찐윤' 이철규 공관위원은 "경쟁에서 제일 강한 자가 나가는 게 절대 선"이라고 반박하고 있으니, '꼰대 정당'이란 비판을 듣는 것이다.
여야는 선거에 앞서 새로운 피 수혈을 통한 쇄신을 강조하며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해 왔다. 사회적 약자의 의견에 보다 귀를 기울여야 할 여당으로선 청년, 여성 공천 소외 현상에 대한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사회 최대 현안인 저출산 해결책 마련을 위해서도 비례위성정당 공천 과정에서 이들을 적극 등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