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오는 5월 홍콩 법원에서 청산 심리를 받는다. 지난달 홍콩 법원의 청산 명령을 받아든 '중국 부동산 공룡' 헝다(에버그란데)에 이어 비구이위안도 청산 기로에 서며 중국 경제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비구이위안은 채권자 에버크레디트가 전날 홍콩 고등법원에 자사 청산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에버크레디트 측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인 비구이위안이 16억 홍콩달러(약 2,727억 원) 이상 채무에 대해 지급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이 같이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였던 비구이위안은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역외 채무에 대한 디폴트에 빠지며 중국의 '부동산 위기론'을 부채질했다.
앞서 홍콩 법원은 지난달 29일 헝다에 청산 명령을 내렸다. 헝다는 한때 중국에서 '부동산 공룡'으로 불렸지만 시장 침체를 겪으며 몰락한 중국의 부동산 개발 업체다. 2021년 역외 채권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해 중국 부동산 위기 진원지로 떠올랐고, 결국 청산 명령까지 받아들었다. 헝다 자산의 90% 이상은 중국 본토에 있어 홍콩 법원 명령으로 곧장 파산한 건 아니지만 중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은 증폭됐다.
비구이위안도 헝다처럼 청산 명령을 받으면, 그러잖아도 부동산 거래절벽·증시 추락 등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중국 경제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 로이터는 "이번 (청산) 요청으로 중국 부동산에 대한 주택 구입자들과 채권자들의 우려가 다시 커질 수 있고, 실제 청산이 이뤄지면 부동산 부문뿐 아니라 중국 경제 전체의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법원은 오는 5월 17일 첫 청산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