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관리 논란에 휘말린 프랑스의 천연 탄산수 페리에가 유통가에서 사라지고 있다. 글로벌 식음료회사인 네슬레가 페리에 생산 과정에서 프랑스 규제를 위반한 수처리법을 썼다는 해외 보도가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유통업체들은 소비자 불안을 덜기 위해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는 한시적으로 제품 판매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27일 오전 10시, 세븐일레븐은 26일부터 페리에의 발주 및 판매를 중단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롯데마트는 26일, 홈플러스는 27일부터 페리에 판매를 유보했다. GS25와 이마트는 이번 사태와 상관없이 매출 부진을 이유로 지난해부터 페리에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조선호텔과 신라호텔도 각각 1일, 27일부터 페리에 판매를 멈췄다.
아울러 카페들도 페리에 퇴출에 나섰다. 스타벅스는 이슈가 제기되자 1일부터 선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으며 투썸플레이스도 판매 중단을 검토 중이다. 1일 판매를 중지했던 이디야 커피는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는 제품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 19일부터 판매를 재개했다. 그러나 논란이 확산되면서 소비자 우려 해소를 위해 28일 판매를 다시 중단했다.
유통업체들은 안전성이 확인되면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보건당국의 승인 없이 리콜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식약처의 안정성 인정 여부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1월 말 네슬레는 페리에 등을 만드는 광천수에 활성탄이나 자외선 소독처리를 한 사실이 해외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해당 기법은 수돗물에만 허용된 것으로 광천수에는 금지됐다. 네슬레는 또 천연광천수에 수돗물을 추가하거나 인공적으로 탄산을 주입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네슬레 측은 27일 "네슬레는 천연 미네랄워터 브랜드에 화학 소독제를 사용하지 않으며 수돗물을 혼합하지도 않았다"며 "당사는 필요한 경우 국내 정부 기관 및 사업 파트너들과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