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기 이후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 유입이 늘면서 이들을 노린 리딩방 사기도 폭증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로 접근은 더욱 쉬워졌고, 사기 수법은 점차 교묘해지고 있다. 합법과 불법이 종이 한 장 차이인 데다 관련 통계마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당국 단속이 '사후 약방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딩방 사기는 최근 일부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 상승, 정부의 증시 부양에 기생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특별단속을 통해 접수한 리딩방 불법행위는 1,452건에 피해액은 1,266억 원에 달했다.
경찰은 올해 리딩방 등 악성 사기가 살인, 강도, 강간 등 5대 강력범죄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는 '치안전망 2024'에서 "(리딩방 사기 등은) 비대면·온라인·대포물건·초국경 등의 특징을 보이는 피싱 사기의 전형적인 특징을 모두 가지면서 더욱 고도화, 조직화하고 있어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암행 점검 등을 통해 리딩방 특별단속을 진행하는 금융감독원은 올해 예산을 전년의 3배 가까이 늘렸다.
'리딩방' 자체는 합법이라 불법성을 가려내는 과정이 까다로워 적극 단속에도 근절이 힘들다. 금융당국에 유사투자자문업 등록을 하면 '다수 대상 투자 정보 안내' 등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하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 자문을 제공하거나 수익을 보장해야' 불법이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등록조차 하지 않은 리딩방은 명백한 불법이라 단속이 쉽지만, 등록 업체는 1대 1 자문을 제공하는지,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지 등을 직접 알아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시간도 오래 걸린다.
더구나 이 과정이 SNS를 통해 은밀히 이뤄지다 보니 즉각적인 대응과 단속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사기 문턱은 낮고 추적은 어렵다 보니 최근엔 젊은 조직원들로 구성된 조직폭력단체가 가담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지난해 12월 허위 투자 사이트 운영으로 410억 원을 가로채 구속된 일당은 전국 9개 조직에 속한 20·30대 '조폭'이 주축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등록 유사투자자문업자 수(금감원 집계)는 2021년 말 1,912개에서 올해 1월 말 기준 2,182개로 약 2년 만에 14%가량 늘었다.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사태나 SG증권 주가폭락 사태(라덕연 사태) 등을 거치면서 불법으로 번지기 쉬운 유사투자자문업에 대한 폐지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졌으나, 당국은 "불법 영역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며 이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다행히 올해 초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유사투자자문업자 규제를 올해 7월부터 소폭 강화한다. SNS나 유튜브,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유료 회원제로 영업하는 주식 리딩방은 투자자 보호 규제가 적용되는 정식 투자자문업자에게만 허용되며, 유사투자자문업자는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 조언을 제공하는 '단방향 채널'만 운영이 가능하다. 소비자 손실을 보전해 주거나 이익을 보장한다고 약정하는 행위나 허위·과장광고도 금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