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은 다른 동아시아 국가 남성과 비교할 때 가정의 생계유지에 필요한 수입에 가장 큰 책임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아내와 비슷한 수준의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27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 등 동아시아 지역 국민들은 △돈을 벌거나 △지출 관리 △자녀 양육 △부모 봉양에 대해 평균 80% 이상의 비율로 “남녀 모두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한국 남성의 경우 해당 비율이 높았는데, 자녀 양육(91%) 부모 봉양(92%)을 비롯해 지출 내역 결정(87%)을 결정할 때도 남편과 아내가 동등하게 책임과 권리가 있다고 봤다.
이 내용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6, 7월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 등 5개 국가 1만39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남편과 아내 가운데 누가 더 많은 수입을 올려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한국 남성이 비율이 가장 높았다. 구체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주로 돈을 벌어야 한다”고 답한 한국 남성은 28%, 같은 응답을 한 한국 여성은 6%에 그쳤다. 반면 질문에 대한 응답에서 대만 남성은 16%, 대만 여성은 4%만 긍정 비율을 보였다. 홍콩 남성은 18%, 홍콩 여성은 13%였다. 동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 남성들이 특히 “가정에서 남편이 돈을 많이 벌어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퓨리서치센터도 “한국은 이 질문에 대한 성별 격차가 22%포인트(남성 28%, 여성 6%)로 조사 대상 5개국 중 가장 컸다”고 주목했다.
자녀 양육(Taking care of Children)에 대해서는 “여성이 양육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답한 한국 남성은 7%, 한국 여성은 8%였다. 조사 대상 5개국 중 대만(4%, 4%)에 이어 두 번째로 ‘양성평등 의식’이 강하게 드러났다. 반면 베트남 남성은 15%, 베트남 여성은 20%가 ‘여성의 양육 책임’ 의견을 냈고, 홍콩 남성은 13%, 홍콩 여성도 18%로 한국보다 높았다. 또 일본 남성은 7%, 일본 여성은 10%로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았다. “수입(Earning Money)에 남녀가 동등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한 한국인은 80%에 그친 점이 눈에 띈다. 일본(84%)이나 대만ㆍ베트남(이상 83%), 홍콩(82%)에 비해 근소하지만 적은 비율인 것이다.
퓨리서치 센터는 ‘남녀가 이런 가정 업무(수입ㆍ지출ㆍ양육ㆍ봉양)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는 답변자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센터는 “교육 수준이 높은 성인은 낮은 성인보다, 미혼자는 기혼자보다, 젊은 층(만 18~34세)은 중년(35세 이상)보다 ‘남녀가 똑같이 책임져야 한다’고 답변할 확률이 높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