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분양가로 책정, 현재 시세와 20억 원대 차이가 나 '로또 아파트'로 관심을 끈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무순위 청약에 역대 최대인 101만 명이 몰렸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가 이날 3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받은 결과 총 101만3,456명이 신청했다. 지난해 서울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 무순위 청약 결과(82만9,000여 명)를 훌쩍 뛰어넘는다. 역대 무순위 청약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이 몰렸다.
지난달 입주에 들어간 이 아파트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개포동 새 대장주로 떠오른 이 아파트가 4년 전 분양가 그대로 무순위 청약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용면적 34㎡(3층)는 6억7,000만 원, 59㎡(4층)는 13억2,000만 원, 132㎡(2층)는 22억6,000만 원이다. 최근 서울 강북에 나온 새 아파트 분양가와 큰 차이가 없다.
최근 34㎡가 7억 원대 초반, 59㎡는 22억 원 선, 132㎡는 49억 원(24층)에 거래됐다. 예상 시세차익이 59㎡는 분양가 대비 9억 원, 132㎡는 20억 원을 웃돈다.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역대 최대 흥행을 점쳤고, 예상대로 이날 청약홈 사이트는 1만 명이 한꺼번에 몰리며 접속 지연 사태까지 벌어질 정도였다.
전용 59㎡ 아파트에 가장 많은 50만3,374명이 몰렸고, 대형 아파트인 132㎡에도 33만7,000여 명이 몰렸다.
전국적 관심이 쏠린 건 청약 문턱이 낮기 때문이다. 주택 수와 상관없이 전국 청약이 가능하고 더구나 이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실거주 의무가 없다. 계약금 10%만 내고 전세를 끼고 잔금을 치를 수 있다. 잔금일이 6월 7일이라 가능하다.
이 단지는 아직 일부 공사가 덜돼 준공승인 없이 임시승인을 받고 입주를 진행해 주택담보대출에 제약이 따르지만 전세를 끼고 사면 이런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도 인기를 끈 배경이다. 전용 59㎡ 전세 시세는 10억 원 선, 132㎡는 15억~16억 원 선이다. 59㎡를 전세 끼고 산다면 대략 3억 원가량의 자기자본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당첨되자마자 분양권을 팔겠다는 글도 많다. 계약금만 내면 분양권 상태로 매도할 수 있다. 다만 분양권을 매입 후 1년 이내 팔면 양도세율이 77%에 이른다. 가령 59㎡ 분양권을 20억 원에 팔아 7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하면 내야 하는 세금만 5억3,900만 원에 이른다. 또 재당첨 제한 10년이 적용돼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 신규 청약은 포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