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전국의 군사시설보호구역 7곳, 면적으로는 339㎢(약 1억300만 평)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117배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윤 대통령은 해제 구역의 핵심으로 꼽히는 서산비행장을 찾아 “충청남도는 환황해권 경제의 중심으로 비상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입지공간 여건이 갖춰졌다”며 지역 민심을 겨냥했다.
윤 대통령은 서산비행장에서 '미래산업으로 민생 활력 넘치는 충남'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주관했다. 이 자리에서 “국토의 8.2%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며 “(정부는) 안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주민 수요를 검토해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처음 도입된 1970년대와 지금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면서 “전국이 급격하게 도시화했고 또 기술이 발전하면서 군과 우리 안보의 구조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생토론회는 이날까지 15차례 열렸다. 군부대에서 진행된 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군기지로 서산 민간공항 건설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민군 상생발전 모델’의 대표적인 장소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서산비행장 주변 141㎢(약 4,270만 평)가 이번 군사보호 해제구역에 포함됐다.
동시에 충남 지역 발전 방안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이제 (민간)공항 문제도 해결이 되고 군사시설보호구역도 해제되는 만큼 충남이 스스로 비교우위에 있다고 판단해서 추진하려고 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미국 실리콘밸리 버금가는 첨단산업기지가 되도록 정부가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생토론회 명목으로 연일 지역 맞춤형 공약이 넘쳐나면서 ‘관권 선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지만 윤 대통령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충남의 여러 도시들을 하나하나 지목하며 정부의 지원을 강조했다. 아산에 대해서는 “아산만을 중심으로 서해안 산업핵심 기지가 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했고, 천안과 홍성을 거론하며 “두 곳의 국가 산단을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특화된 산업단지로 조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논산을 가리켜 “3군 본부, 국방대학 등 충남의 국방 인프라를 활용해 국방산업클러스터로 논산을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당진에 기업혁신파크, 태안에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가 작동되는 스마트 시티를 만들 것이라는 구상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산업시설을 지원하는 R&D(연구개발), 법률, 회계, 금융 서비스업 등이 산단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문화ㆍ체육ㆍ편의 시설 등을 충분히 배치해서 문화와 산업이 함께하는 단지에 청년들이 모여들게 만들겠다”며 “충남에 이런 구상이 실현되면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만 24조 원 이상의 생산유발효과와 8만 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