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한 핫라인(직통전화)을 만든다. 최근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글로벌 패권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정부도 뒤늦게 기업과 한 팀을 이뤄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반도체 제조·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재 조성 중인 반도체 산업단지들의 사업 기간 단축을 위해 관련 인허가를 신속히 추진하고 반도체 기업의 투자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비롯 원익IPS, 엑시콘, 동진쎄미켐, 솔브레인, 엘오티베큠 등 국내 반도체 제조 및 소부장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참석 기업인들은 예정된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하는 한편 정부에 △투자보조금 신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기반시설 지원 확대 △소부장 테스트베드 구축 등 투자 환경 개선을 건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끼칠 영향을 진단하고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최근 반도체 패권을 쥐기 위해 세계 각국 정부는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기반 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일본의 반도체 산업을 다시 부활시키겠다며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 공장에 총 1조2,020억 엔(약 10조6,400억 원)을 보조했다. 미국 정부도 자국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신규 설비 투자 및 증설 등에 보조금 지급을 본격화하는 등 보조금 혜택을 주고 있다.
안 장관은 핫라인 개설을 통해 정부가 반도체 현안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과감한 지원책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3월 발표할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 인센티브 확대 방안을 추가로 마련해 발표한다. 아울러 소부장·팹리스·인재 양성을 위해 총 24조 원의 정책자금을 공급하고 경기 용인시에서 추진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전력·용수 등 필수 인프라가 신속히 마련되도록 27일 한국전력,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전사, 수요기업, 정부가 함께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안 장관은 "반도체 산업단지 관련 인·허가를 신속히 추진하고 산업부 내에 반도체 특화단지 추진 전담반(TF) 설치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