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2년째 되는 날이다. 이미 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막대하다. 전사, 실종, 중상 등을 포함한 전체 병력 손실은 러시아군이 20만 명, 우크라이나군은 13만 명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사망자는 1만여 명, 국내외 난민도 1,000만 명에 달한다. 대량 학살과 즉결 처분, 고문과 학대, 납치와 강간 등 전쟁 범죄는 셀 수도 없다.
당초 속전속결이 예상됐던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초반 선전과 전선 교착으로 장기전이 됐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은 처참하게 실패했다. 그해 연말 러시아는 최대 규모 공습을 퍼부었고, 최근엔 최대 격전지인 도네츠크주 아우디이우카까지 점령했다. 우크라이나는 국토의 11%를 빼앗겼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군사적 경제적 지원에도 우크라이나가 고전하는 건 국방력 열세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늘 속도였다. 어느 나라도 자국 사정보다 우크라이나를 돕는 게 더 급할 순 없었다. 근본적으로는 우크라이나가 냉전 종식 과정에서 핵을 포기하고 주권과 영토의 보전을 사실상 러시아에 의존한 게 불행의 씨앗이었다. 다시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진영 간 대립 구도가 형성되며 우크라이나는 냉혹한 국제 정치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이런 틈바구니 속에서도 중국 등은 잇속을 챙기는 데 열중이다.
길어진 전쟁은 이제 한반도 평화도 위협하고 있다. 한 발의 포탄과 미사일도 아쉬운 러시아는 북한산 무기를 공급받고 있다. 대신 북한은 러시아의 군사 기술과 경험을 넘겨받아 핵 미사일을 더욱 고도화시킬 요량이다. 우리에겐 최악이다. 더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무기를 실은 초음속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타고 인공지능(AI) 무기 도입까지 선언했다. 폭주하는 푸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도 힘들다. 신냉전으로 치닫는 국제 정세의 흐름을 예의 주시하는 가운데 한미 동맹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무엇보다 스스로의 국방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