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여성 골다공증 치료, 새 길 열렸다

입력
2024.02.21 18:10

국내 연구진이 대표적인 골다공증 치료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s)’ 성분 효과가 환자에 따라 다른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 길이 열렸다.

장동균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형외과 교수와 김건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디지털오믹스연구부 책임연구원, 금병락 포스텍 박사 공동연구팀이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 반응을 분석한 결과다.

일반적으로 뼈 조직은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와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균형(항상성)을 유지하며 반복적인 재형성 과정을 거친다.

비스포스포네이트는 파골세포가 사멸하도록 만들어 뼈가 분해되는 것을 억제해 골밀도 감소를 줄이는 가장 대표적인 골다공증 치료제다.

골다공증 외에도 다발성 골수암 등 뼈를 약하게 만드는 여러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1차적으로 이용된다.

다만 비스포스포네이트는 환자에 따라 치료제 반응성이 달라 골밀도 개선이 일어나지 않는 환자들이 존재하지만 그 원인에 관한 연구는 미흡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60세 이상 폐경기 여성을 △골밀도가 정상인 그룹 △골다공증 진단 후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처방받아 치료에 성공한 환자 그룹 △골다공증 치료에 실패한 환자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후 뼈 형성과 흡수에 관여하는 골세포가 면역세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 대상자들의 말초 혈액에 있는 면역세포들을 조사‧분석했다.

그 결과, 골다공증 치료 실패 환자에게 자연살해(NK)세포의 비율이 증가한다는 점과 실패 환자에게서만 특정 단백질 발현이 극명히 확인되는 세포 간 신호 네트워크 등을 발견해 치료 성공 여부의 환자 간 차이를 최초로 규명했다.

특히 연구팀은 골밀도 정상 그룹과 골다공증 환자 그룹에서 차이가 나는 유전자와,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제 성공 그룹과 실패 그룹에서 차이 나는 유전자들이 각각 골다공증의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바이오마커(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견해다.

김건화 책임연구원은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파악하고 분석한 이번 연구는 앞으로 개선 치료제와 보조제를 개발하거나, 환자 맞춤형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최근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