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차세대발사체 불참으로 입찰 유찰... 2032년 달 착륙선 보낼 수 있나

입력
2024.02.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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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발사체 체계종합기업 선정 유찰
유력 후보 KAI "미래 모빌리티에 집중"
재공모 거쳐야 해 개발 일정 차질 우려
과기부 "문제없다... 사전 준비로 대응"

한국형 차세대 발사체(KSLV-Ⅲ)의 체계종합기업 선정을 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가 돌연 불참을 선언했다. 현행법상 2개 회사 이상이 응찰해야 평가와 선정 절차를 거칠 수 있어, 입찰 역시 유찰됐다. 결국 사업자 모집을 재공고하는 등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상황이라, 차세대 발사체 개발과 여기에 실릴 예정인 달 탐사선 발사 역시 일정이 뒤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조달청과 항공우주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사 입찰이 유찰됐다. 조달청은 이날 오후 2시까지 가격입찰서를 받았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최종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국가계약법상 단일 응찰이 이뤄질 경우, 조달청은 재공모를 해야 한다. 조달청은 이르면 22일 재공모를 시작해, 10일 이상의 공모 기한을 거칠 예정이다. 이때도 한화만 재응찰에 나서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협의를 통해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은 약 2조 원 규모로, 2032년 달 착륙선 탑재를 목표로 한다. 이번에 총괄 주관 제작사로 선정되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발사체 공동설계 △총괄 주관 제작 △발사 운용 등을 맡게 된다. 당초 KAI는 유력 후보로 여겨져왔는데, 미래 우주 모빌리티 사업에 집중한다는 이유로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KAI 관계자는 "재사용 발사체 등 미래 우주 모빌리티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라며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도 주관사로 참여하지 않을 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찰이 무산되면서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재공모 절차를 거쳐야 하는 데다, 이미 체계종합기업 선정이 수차례 밀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주산업 선진국들이 고효율·저비용화에 성공한 차세대 발사체를 이미 줄줄이 내놓고 있어, 속도를 내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최근 이웃 일본은 기존 발사 비용의 절반 수준으로 1년에 6번이나 발사가 가능한 H3 발사체를 개발했고, 실제 발사에 성공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달 착륙선을 독자 개발해 2032년 차세대 발사체에 실어 우주로 보낸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발사체 제작이 늦어지면 향후 달 착륙선을 비롯한 중요 우주 미션들에 줄줄이 지장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재공모 절차를 거치더라도 본래 목표였던 3월 최종 선정이라는 당초 계획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래는 체계종합기업을 먼저 선정하고 사업을 진행하려 했지만, (변수가 있는 만큼) 사전 준비를 일정 정도 미리 해놓는 식으로 투트랙으로 준비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계획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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