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한화 복귀가 기정사실화되면서 한국야구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좌완 트로이카’ 재회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KBO리그를 호령했던 류현진, 김광현(SSG), 양현종(KIA)은 현역 황혼기에 접어든 올 시즌에도 각 팀의 에이스로 서로를 상대할 예정이다.
세 선수는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과 미국프로야구(MLB) 진출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이들은 명실상부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얼굴들이다. 이들 중 프로 데뷔가 가장 빨랐던 류현진은 2006년 KBO리그 무대를 밟자마자 다승(18승)·평균자책점(2.23)·탈삼진(204개)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고, 신인왕·MVP·골든글러브를 싹쓸이했다.
이듬해 KBO리그에 데뷔한 김광현은 데뷔 2년 차인 2008년 다승(16승)과 최다 탈삼진(50개) 2관왕을 달성하고 정규시즌 MVP에 올랐고, 이후 류현진과 함께 국가대표 선발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김광현과 같은 해 프로무대를 밟은 양현종은 처음에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점차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류현진과 김광현도 닿지 못했던 기록을 연달아 달성했다. 그는 2017년 셋 중 유일하게 20승(6패) 고지를 밟으며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고, 다른 두 선수에게는 없는 한국시리즈 MVP까지 손에 쥐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들이었지만 의외로 맞대결은 많이 성사되지 않았다. 우선 류현진과 김광현은 단 한 차례도 맞붙은 적이 없다. 류현진은 2013년 미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SK(SSG)전에 24차례(선발 21차례) 나섰지만, 번번이 김광현의 등판날짜와 엇박자를 냈다. 딱 한 차례, 2010년 5월 23일 두 선수가 선발 예고된 적은 있지만, 당시 경기는 우천으로 순연됐다.
류현진과 양현종의 선발 맞대결도 단 한 번뿐이다. 그것도 양현종이 신인이었던 2007년 4월 29일에 이뤄진 대결이다. 당시 경기에서는 류현진(8이닝 2실점)이 양현종(0.1이닝 3실점)에게 완승을 거뒀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통산 8번 맞대결을 펼쳤고, 양현종이 4승2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해 7월 6일에도 양현종(5이닝 1실점)이 김광현(4.1이닝 7실점)에 판정승했다.
올 시즌 세 선수의 맞대결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들 모두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두 번째 팔꿈치 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지난해 8월 1년 2개월 만에 복귀했음에도,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2022년 173.1이닝 13승(3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하며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양현종도 12승(7패) 평균자책점 3.85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지난해에도 두 선수는 나란히 9승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좌완 트로이카 맞대결에 앞서 다음 달 9~19일 열리는 시범경기를 통해 예열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첫 6경기가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만큼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그를 기다리는 홈팬들에게 인사를 건넬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복귀전은 다음 달 23, 24일 LG와의 잠실 개막 2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