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재명(비명)계 송갑석(재선·광주 서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송 의원은 21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어제 오후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전화해서 하위 20%에 포함됐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위 말해서 비명으로 불리는 의원들은 거의 비슷한 처지였던 것 같은데 지역구든 어디든 '너는 하위 20% 들어갈 거다' 이런 이야기들이 심상치 않게 있었다"며 "하지만 정말로 그럴 거라고 저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틀 전) 김영주 부의장이 있었고, 어제 박용진 의원 들어가는 결과를 보면서 '나도 충분히 들어가겠구나' 그런 건데 그럼에도 직접 또 전화를 받았을 떄의 느낌 현실감은 또 다른 문제"라고 심경을 전했다.
평가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평가 점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다"며 "48시간 이내에 재심 신청을 할 수가 있는데 재심 신청을 하면 어떤 식으로 설명을 해주는지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해봤고, 들어본 적도 없어서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본인을 제외한 '지역구 후보 적합도 조사'가 실시된 데 대해서도 송 의원은 "하위 20%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여론조사를 돌린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송 의원은 경선 득표수 20% 감산 페널티에도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한테는 굉장히 치욕스럽고 모욕스러운 일이지만 이례적으로 스스로 공개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사실상 비명계를 겨냥한 '공천 학살'을 주장했다.
이어 "국회가 국회의원을 상대로 주는 유일한 상이 의정대상인데 1~3회 모두 의정대상을 탄 사람은 단 2명으로 저하고 다른 의원"이라며 "국회에서 인정하는 300분의 2에 든 사람이 민주당에서는 하위 20%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결국은 당원과 유권자 여러분에게 직접 어떤 판단을 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비명계 집단행동 가능성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결국 이 정도면 공천 파동이라고 하는 말을 써야 하는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봤다. 이어 "2012년 19대 선거의 데자뷔를 정확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가다가는 이번 총선 패배한다고 본다"며 "다시 승리의 뱃머리로 돌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분열과 갈라치기가 아니라 승리를 위해서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비명계 박용진, 윤영찬 의원도 이날 평가 결과를 비판하면서도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남은 건 손발이 꽁꽁 묶인 채로 경선을 받아들일 거냐, 아니면 탈당인데 당원과 국민을 믿고 모든 페널티를 다 받아들이고도 경선을 해서 가겠다"며 "평가는 채점표를 들고 있던 몇 분이 하는 게 아니라 당원과 국민들이 할 거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자신이 하위 10%로 분류된 것은 그간 자신이 당에 쓴소리를 내온 것에 대한 일종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용진을 잠재적인 경쟁자로 생각하든 과거의 박용진이 당의 주류와 계속 척지는 활동을 했던 것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며 "대한민국에는 야당이 필요하고 민주당에도 바른말을 해야 될 사람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하위 10%' 통보를 받은 윤영찬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이 사당화돼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던 것들이 이재명 대표 입장에선 많이 거슬렸을 것"이라며 "저를 어떤 식으로든 공천에서 탈락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작업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객관적 평가에 의한 결과라면 최소한 당사자에게는 어떤 이유로 이런 문제가 있으니 당신은 하위 10%라고 통보를 해 줘야 한다"며 "주관적 평가 비율이 꽤 높은 걸로 알고 있는데, 공관위 구성 자체가 친명 일색으로 구성돼 있어서 그분들이 의원들을 보는 기준이나 태도는 친명이냐 비명이냐로 구분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친명 공관위원들이 얼마든지 비명계 의원들을 하위 10%로 몰아낼 수 있다는 말이냐"는 질의에 "충분히 가능성 있다"며 "제가 알고 있는 통보를 받은 의원들이 한결같이 비명이라 비명계를 퇴출시키겠다는 의도가 작동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도된 것이고 철저하게 기획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