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담낭 결석, 비장, 폐 종양까지... 시한폭탄 같은 질병 세 가지

입력
2024.02.21 09:00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경기도 최초 피어프리 전문가 인증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이자 반려인인 신성우 수의사입니다. 사연 속 강아지가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아 보호자분이 얼마나 답답하고 걱정되는 마음일지 짐작이 갑니다. 수술을 해야만 조직 검사로 악성 종양 여부를 알 수 있다보니, 현 상황에서 당장 수술 결정도 못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신 것 같습니다. 다만 강아지의 상태를 직접 보고 진료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예후와 치료법을 다 알려드리기는 어려운데요. 사연 속 강아지를 위해 각각의 질병을 하나씩 살펴보며 최대한의 솔루션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문제, 강아지 담낭 결석(담석)

담낭이란 간에서 생성되는 담즙(소화액)을 저장하는 주머니인데요. 위장기관 중 하나로 소화 및 신진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방이 포함된 음식을 섭취하면, 담낭은 지방의 소화 흡수를 돕고 장과 연결된 담관을 통해 담즙 내용물을 장으로 배출하죠. 특히 담낭은 간과 함께 작용해 둘 중 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쪽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장기인 담낭에 결석이 생겼을 때 무증상으로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결석 크기가 커서 담관이 막힐 상황이라면 발열, 구토, 식욕부진, 황달(점막이 노랗게 변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결석이 담즙 흐름을 막을 정도라면 외과적인 처치로 결석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문제, 강아지 폐종양

폐종양이란 폐를 구성하는 조직(폐엽)에 종양이 생긴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폐종양은 대부분은 악성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폐종양의 전이 여부나 위치 및 크기에 따라 수술적인 제거 혹은 항암치료 및 방사선요법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험으로 봤을 때 폐종양은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빠르기 때문에, 수술해도 예후가 항상 긍정적인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폐종양이 악성으로 의심된다면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세 번째 문제, 강아지 비장 종양

비장은 왼쪽 복강 위에 위치해 있으며,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의 기능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어떤 장기든 종양이 생길 수 있는데요. 비장도 양성 혹은 악성(암) 종양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비장 종양이 악성일 경우 자주 발생하는 것은 림프종과 혈관육종입니다. 보통 이 두 개의 악성 종양은 특이적인 형태가 있다 보니 엑스레이 및 초음파상으로 얼추 예측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사연 속 강아지는 비장 종양이 악성인지 양성인지 예측할 수 없다는 걸로 보아 림프종과 혈관육종 같이 특이적인 형태가 있는 악성 종양은 아닐 수 있습니다.

비장 종양의 악성 및 양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세침흡인 검사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검사는 바늘을 이용하여 종양 세포를 얻고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것입니다. 다만 비장은 체내에 딱 고정되어 있는 장기가 아니다 보니, 세침흡인 검사 시에 다른 조직이 채취될 수도 있어 정확성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연 속 강아지를 위한 조언

사연 속 반려견의 상황을 봤을 때 담낭 결석은 비장 및 폐 종양과는 별개의 문제일 것 같습니다. 다만, 종양은 어느 장기에서 먼저 시작된 건지 모르겠지만 비장 혹은 폐에서 시작된 악성 종양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제가 직접 사연 속 강아지 진료를 보지는 못했지만, 강아지의 추정 나이가 10세인 점을 고려해 봤을 때 아직 적극적인 치료를 견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봅니다. 실제 15~16세 강아지의 경우에도 종양 제거 수술 후 잘 회복하고 지내는 친구들도 많이 봤으니까요.

보호자분이 적극적으로 비장 및 폐 종양을 제거하는 선택을 고려하더라도, 노령견이라 수술을 못 버틸까 봐 고민이 많이 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정리한 후에, 치료 방향을 설정하여 담당 수의사분과 다시 상의해 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생각하는 수의사의 역할은 반려동물을 치료하는 것도 있지만, 보호자와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게 방향을 제시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수의사를 너무 어려워하지 마시고 강아지의 상태에 맞게 담당 수의사와 치료 방향을 정해 후회 없는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부디 사연 속 강아지가 건강을 되찾길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블루베어 동물병원 신성우 수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