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모피는 그만"... 국내외 동물단체들, 대규모 캠페인 돌입

입력
2024.02.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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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개국 50여개 동물단체로 구성된 모피반대연합
각국 패션위크 기간 맞춰 막스마라의 '퍼프리' 촉구



"어떤 동물도 이른바 '패션'을 위해 평생 작은 우리에 갇혀 가죽이 벗겨지고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이유는 없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한국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은 35개국 50여 개 동물단체로 구성된 모피반대연합(Fur Free Alliance)이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 각국 패션위크 기간에 맞춰 고가 패션 브랜드 막스마라의 모피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글로벌 캠페인에 돌입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막스마라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퍼 프리'(Fur free∙동물의 실제 털을 사용하지 않는 제품)로의 전환을 요구할 것을 각국 시민에게 독려하고 있다.


풍성한 털을 활용해 곰돌이를 연상시켜 '테디베어 코트'로 불리는 제품으로 유명한 막스마라는 국내 28개 매장을 포함해 105개국에서 2,5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합은 막스마라의 제품군 가운데 여우, 너구리, 밍크 모피 등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HSI에 따르면 국내에는 중국산 밍크 모피와 핀란드산 여우, 너구리 모피를 사용한 커프스(소맷동), 모자 장식 등이 포함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연합은 대부분의 고가 브랜드가 이미 모피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막스마라가 실질적으로 모피를 사용하는 유일한 브랜드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유럽연합(EU) 6개 국가 내 막스마라에 여우 및 너구리 모피를 공급하는 농장에 잠입해 현장 조사한 결과, 동물들이 서로를 잡아먹은 흔적이 발견됐고 대부분 다리나 꼬리, 귀 등이 부상을 당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PJ 스미스 HSI 패션정책총괄은 "모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가스를 사용하거나, 동물의 항문에 전기를 통하게 해 실질적으로 감전사시킨 후 피부를 벗겨내는 방법을 사용한다"며 "막스마라는 한국 내 소비자들이 동물을 학대하지 않는 제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럽 25개국에서는 모피 동물 사육을,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14개 도시에서 모피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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