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퇴장 카이스트 졸업생 "피켓 든 게 업무방해인가... 대통령 사과하라"

입력
2024.02.19 14:53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신민기 대변인, 19일 기자회견
"당일 대통령 봤다... 위해 생각 없었고, 가능하지도 않다"
"아무 설명 없이 제압... 안경 날아가고, 마스크 줄 끊어져"
"대전서 연구하고 싶어...불이익 오지 않을까 두려움도"

지난 16일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자 감세 등을 항의하다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 나간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변인이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경호책임자 징계를 촉구했다.

신 대변인은 이날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전교조 대전지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어떤 위해를 가할 의도도 없었고, 가능하지도 않았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부자 감세, R&D(연구개발) 예산 감액으로 피해를 본 많은 분들을 알게 돼 피켓을 들게 된 것"이라며 "졸업식 이틀 전 총리가 오는 것을 알게 돼 평소 갖고 있는 생각을 담아 피켓을 제작했는데, 졸업식 당일 대통령이 왔다"고 말했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서 계획적으로 항의를 한 것 아니냐는 일부 시각을 일축한 것이다.

신 대변인은 "연설 도중 제가 피켓을 들고 외쳤을 때 경호원에게 입을 막히고 사지를 붙들려 행사장 밖으로 끌려 나갔고, 이 과정에서 안경이 날아가고, 마스크 줄이 끊어졌다"며 "30분 동안 감금당했고, '사람들을 선동할 수 있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경찰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해 연행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통령을 향해 피켓을 들어 올린 게 표현의 자유, 신체의 자유를 억압할 정도의 업무방해였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씨는 지난해 8월 카이스트 석사과정을 마치고 취업 준비 중이며, 2022년 3월 대선 이후 녹색정의당에 입당해 3개월 전부터 대전시당 대변인을 맡고 있다.

그는 이번 일에 따른 장래 불이익에 대한 불안감도 토로했다. 그는 "대전에 남고 싶어 연구할 곳을 찾고 있다"며 "나에게 불이익이 돌아오지 않을까, 과학도로 살아온 게 부정되지 않을까 걱정과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조사 등에 대한 향후 적극적인 대응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2주 정도 이후로 (경찰조사가) 예정돼 있는데 제 행동이 누구에 대한 업무방해인지, 도저히 표현의 자유로 용납되지 않을 수준의 범법행위였는지 묻고 싶다"며 "경찰 조사의 부당함에 대응하고, 강제적 수단마저도 서슴지 않는 윤 정권을 심판하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힘줘 말했다.


대전=글·사진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