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회의인가, 전두환 국보위"... 이낙연계, 자리 박차고 떠나

입력
2024.02.19 10:40
비공개 최고위에서 양측 고성 오가
배복주 겨냥 당원자격심사위 설치
이낙연 측 "이준석 사당화" 비판

개혁신당의 주도권 다툼을 벌여온 이준석 공동대표와 이낙연 공동대표의 갈등이 결국 폭발했다. 이준석 대표에게 선거 캠페인과 정책 결정권을 위임하도록 최고위원회의 표결로 정하자, 소수파인 이낙연 대표 측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개혁신당은 19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준석 대표가 공동정책위의장과 협의해 선거 캠페인과 선거 정책을 결정하기로 의결했다. 이준석 대표 위임을 반대했던 이낙연 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은 표결 직전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는데, 이 과정에서 김 최고위원과 조응천 최고위원 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장을 떠나며 이준석 대표를 향해 "이게 회의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낙연 대표 측은 이날 결정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던 합당 합의문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장 이탈 후 취재진과 만나 "전두환이 '나라가 어수선하니 국보위 만들어 위임해달라'며 국회를 해산한 것과 뭐가 다른가"라며 "비민주적, 반민주적 의사결정을 어떻게 같이 하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양향자 원내대표, 조응천·금태섭 최고위원은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선 당원자격 심사위원회 설치도 의결됐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의 부인인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입당 및 출마를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통합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정강정책에 반하거나 해당행위를 한 인사에 대한 입당심사를 실시할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준석·이낙연 대표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개혁신당은 합당 열흘 만에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 일각에선 분당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낙연 대표 측 새로운미래는 "개혁신당 최고위가 '이준석 사당'을 공식적으로 의결했다"며 "정권심판과 야당교체에 대한 국민의 여망과 제3지대 통합 정신을 깨뜨리는 어떠한 비민주적 절차와 내용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