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기업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한 태영건설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태영 측이 워크아웃 조건으로 내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급한 유동성을 확보하면, 채권단은 협의를 통해 추가 자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태영건설 채권단은 오는 23일 제2차 채권단협의회를 연다. 채권단은 이날 회의에서 태영건설이 아직 갚지 않은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 451억 원에 대한 조기상환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담대가 상환되면 일부 태영건설 협력업체는 이를 기반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 숨통이 트이게 된다.
아직 구체적인 기업개선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채권단이 외담대부터 정리하는 이유는 협력업체로 부실이 전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당장 유동성 확보가 급한 만큼 태영건설은 계열사 블루원이 보유한 골프장 두 곳(용인CC·상주CC)을 매각해 약 1,3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한다. 이에 더해 지주사 TY홀딩스가 가지고 있는 SBS미디어넷 지분(95.3%)을 담보로 수백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는다.
채권단은 태영이 약속대로 내놓는 2,000억 원 규모의 자금에 더해 4,000억 원가량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협력업체 유동성 문제를 당장 해결해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일단 산은이 직접 지원하고, 손실이 발생하면 5대 은행이 비율대로 손실을 분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기한은 5월 30일까지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15일 이에 대해 "자금 운용상 '미스매치'가 생길 때 이를 연결해주기 위한 지원으로, 워크아웃의 일반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다만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59곳에 대한 처리 방안 논의는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각 PF 사업장 대주단은 이달 11일까지 정상화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지만, 이해관계가 각기 다르고 세부 조건 조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6일로 미뤄졌다. 워크아웃 절차에 따르면 늦어도 4월 10일까지는 PF 사업장 처리 방안을 비롯한 총체적인 기업개선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