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설이 불거진 아시안컵에 함께 출전한 설영우(울산 현대)가 "축구 선수는 축구 외적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15일 밝혔다.
설영우는 이날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치른 후 취재진에 이같이 말했다.
이날 울산 현대는 일본의 반포레 고후와의 경기에서 3대 0 완승을 거뒀다. 이후 설영우는 축구 대표팀 내 불화설을 의식해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그대로 지나쳤다. 하지만 이후 기자들의 요청을 받은 구단 직원 권유에 다시 믹스트존으로 돌아왔다.
설영우는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날 발생한 대표팀 내 충돌에 대한 질문에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게 있을지 잘 모르겠고, 할 수 있는 말이 없는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설영우와 관련된 질문에 "그 일은 확인된 게 없어 전혀 모르고 있고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이제 국가대표 선수니까 예전보다 높은 도덕성과 생각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신뢰를 보였다. 홍 감독의 발언을 전해 들은 설영우는 "축구 선수는 축구 외적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항상 그런 마음으로 임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설영우와 같은 팀 멤버이자 아시안컵 출전 선수였던 김영권과 조현우도 같은 질문을 받았다. 김영권은 "지금은 말들이 너무 많고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없다"고 답한 뒤 자리를 피했다. 조현우 또한 "자세하게 나도 그 상황을 보진 못했다"며 "축구협회에서 말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앞서 영국 매체 더선은 14일 "손흥민이 아시안컵 4강전 탈락 전날 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이다 손가락 탈구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준결승전 전날 이강인과 설영우 등 일부 선수가 숙소에서 저녁식사 후 탁구를 치자, 손흥민이 '경기를 앞두고 자중하라'며 질타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특히 이강인과 손흥민 간에 물리적 충돌이 격해졌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논란이 커지자 이강인은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라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다만 "이강인이 손흥민 얼굴에 주먹질을 했다"는 일부 매체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