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과 탁구 친 설영우 "선수는 축구 외적으로도 중요"

입력
2024.02.16 08:57
15일 울산 현대 AFC 경기 치른 후
취재진 질문에 "말씀드릴 게 없다"
홍명보 "국가대표, 도덕성 가져야"
설영우 "항상 그런 마음으로 임해"

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설이 불거진 아시안컵에 함께 출전한 설영우(울산 현대)가 "축구 선수는 축구 외적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15일 밝혔다.

설영우는 이날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치른 후 취재진에 이같이 말했다.

이날 울산 현대는 일본의 반포레 고후와의 경기에서 3대 0 완승을 거뒀다. 이후 설영우는 축구 대표팀 내 불화설을 의식해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그대로 지나쳤다. 하지만 이후 기자들의 요청을 받은 구단 직원 권유에 다시 믹스트존으로 돌아왔다.

설영우는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날 발생한 대표팀 내 충돌에 대한 질문에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게 있을지 잘 모르겠고, 할 수 있는 말이 없는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설영우와 관련된 질문에 "그 일은 확인된 게 없어 전혀 모르고 있고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이제 국가대표 선수니까 예전보다 높은 도덕성과 생각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신뢰를 보였다. 홍 감독의 발언을 전해 들은 설영우는 "축구 선수는 축구 외적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항상 그런 마음으로 임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설영우와 같은 팀 멤버이자 아시안컵 출전 선수였던 김영권과 조현우도 같은 질문을 받았다. 김영권은 "지금은 말들이 너무 많고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없다"고 답한 뒤 자리를 피했다. 조현우 또한 "자세하게 나도 그 상황을 보진 못했다"며 "축구협회에서 말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앞서 영국 매체 더선은 14일 "손흥민이 아시안컵 4강전 탈락 전날 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이다 손가락 탈구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준결승전 전날 이강인과 설영우 등 일부 선수가 숙소에서 저녁식사 후 탁구를 치자, 손흥민이 '경기를 앞두고 자중하라'며 질타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특히 이강인과 손흥민 간에 물리적 충돌이 격해졌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논란이 커지자 이강인은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라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다만 "이강인이 손흥민 얼굴에 주먹질을 했다"는 일부 매체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최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