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생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가 2023년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며 성장성에 탄력을 받았다. 올해는 경쟁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데 따르는 반사이익과 '숲'으로의 리브랜딩 등으로 기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15일 발표한 2023년 연간 실적에 따르면, 아프리카TV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476억 원, 영업이익 90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이며 2022년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별풍선' 등 인터넷 방송인(BJ) 후원 수수료로 구성된 플랫폼 매출이 전년 대비 12%,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아프리카TV는 올해 대대적 리브랜딩과 이용자 친화적 개편을 예고했다. 새 이름은 '숲(SOOP)'으로 확정됐다. 3월 중에 회사명부터 바꾸고 2분기에 태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시장에 글로벌 플랫폼을 출시한다. 한국 내 아프리카TV는 3분기 중 명칭을 바꿀 계획이다. 아프리카TV만의 특징이었던 'BJ'와 '별풍선'도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될 예정이다.
이런 변화는 글로벌 시장 진출과도 연관이 있지만 강력한 경쟁 플랫폼이던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하는 것과도 관계가 깊다. 기존에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스트리머 상당수가 아프리카TV로 이동하면서 기존 시청자층까지 함께 끌어왔기에 트래픽이 크게 올랐다.
김지연 아프리카TV IR담당 이사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12월 6일부터 1월 31일까지 자료를 집계한 결과 트위치 스트리머 3,000여 명이 1시간 이상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진행했고 이들이 받은 별풍선의 숫자도 많다"면서 "이적 스트리머와 이용자들이 안착하고 기존 방송인 및 이용자와 잘 융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트위치 철수 이전부터 아프리카TV에서 늘어나기 시작한 '버추얼 스트리머'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정찬용 아프리카TV 대표는 "아프리카TV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2차 창작이나 커머스 활용 등도 이미 다른 나라 시장에서 검증됐기에 사업적으로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위치가 이달 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지난해 12월 베타서비스에 돌입한 네이버의 '치지직'도 시장에 안착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인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각각 240만, 160만 명 수준이었다. 치지직의 성장세가 빠르지만 일단 아프리카TV가 우위를 점한 모양새다. 정 대표는 "네이버와 경쟁하며 시장 파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어 협상력에 우위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