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끝끝내 대표팀의 ‘전술 부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는 요르단전 패배의 원인은 선수단 내 ‘불화’에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전력강화위)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했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의견을 모았다. 미국에 체류 중인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클린스만 감독이 감독으로서 적절히 역할을 하며 대표팀을 운영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됐다.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경기력 비판에 대한 클린스만 감독의 ‘입장’이었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초반부터 시작된 숱한 논란에 지친 국민들은 감독 스스로가 본인의 선수단 관리 실패와 전술 부재를 인정하길 바랐다.
하지만 클린스만의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회의가 시작되고 4시간의 격론 끝에 기자들 앞에선 황보관 기술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단 내 불화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면서 “전력강화위원들이 ‘전술 부재’를 중점적으로 얘기했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그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부재' 논란은 부임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문제다. 만약 클린스만 감독이 정말로 '전술부재'에 대해 인정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전술'이 무엇이었는지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했다.
선수단 내 불화가 경기력에 영향을 줬다는 입장도 살펴봐야 한다. 이것이 경기력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지만 감독은 선수단 내부를 총괄하는 매니저다. 결국 "선수단 내 불화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은 선수단 내부 통제에 실패했단 것이며 이는 감독으로서 무능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전력강화위는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로 의견을 모았다. 황보 기술본부장은 "여러 가지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위원회의 판단이 있었고,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경질 여부는 전력강화위 결과와 앞서 13일 열린 경기인 출신 임원 회의에서 나온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축구협회 집행부가 조만간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사실상 정몽규 회장의 결단만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