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더니]"뒷좌석도 아이도 차 타는 게 즐겁긴 처음"...고급 세단 완성도 높인 '끝판왕'

입력
2024.02.20 14:00
18면
제네시스 G80 부분변경 모델 시승기
대형 디스플레이와 뒷좌석 개별 모니터 돋보여
아날로그 버튼 디자인 등은 여전한 아쉬움


제네시스 신형 G80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은 그릴의 이중 그물망(메시) 구조였다. 기존에 한 줄로 촘촘하게 그어졌던 선들이 두 줄로 좀 더 널찍하게 그어졌는데 더 고급스러워진 느낌을 줬다. 제네시스의 상징인 두 줄 헤드램프는 중후함에 샤프함을 더했다. 이 헤드램프는 MLA(Micro Lens Array) 기술이 적용돼 더 눈에 잘 띄었다. MLA는 작은 크기의 램프로도 훨씬 큰 헤드램프가 내보내는 양 이상의 빛을 쏠 수 있는 기술이다.

지난달 26일 제네시스 3세대 G80 부분변경 모델을 타고 서울과 인천 중구 인천공항 일대 약 100㎞를 주행해 봤다. 시승 모델은 G80 가솔린 3.5 터보로 사륜구동(AWD) 등이 모두 적용된 풀 옵션 모델로 가격은 8,930만 원(외장 무광)이다.



외형보다 내부에 더 큰 변화... 물리 버튼은 다소 아쉬워


사실 겉모습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다만 옆모습에선 비행기 프로펠러 모습을 띤 20인치 휠이 돋보였고 뒷모습은 배기구가 보이지 않는 히든 머플러가 깔끔한 느낌을 줬다. 눈에 띄는 변화는 실내에서 느꼈다. 계기판 클러스터와 중앙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합쳐져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됐는데 넓은 개방감을 줬다.

다만 센터페시아의 크리스털 디자인 전자식 변속 다이얼과 공조 버튼 등 아날로그 버튼은 디자인과 사용성이 아쉬웠다. 최근 수입차에 적용된 터치형 버튼을 적용하거나 일부는 디스플레이 안에서 조작할 수 있게 디지털화해도 될 듯 보였다. 또 운전석과 조수석을 둘러싼 앰비언트 조명은 다소 심플하거나 가벼워 보였다. 고급 브랜드 이미지와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화면은 낮에도 잘 보일 정도로 밝았고 조작에 따라 2분할 또는 3분할 돼 내비게이션, 재생 중인 음악 등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들어줬다. 정지했을 때는 운전자도 유튜브, 넷플릭스 등 다양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쉽게 즐길 수 있었다. 최근 나온 수입차와 비교해서도 훨씬 좋은 점수를 받을 만한 깔끔한 화면 구성이라고 느껴졌다.


뒷좌석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오래 타도 즐겁게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운전의 편안함을 더해줬는데 전체 차로의 진행 방향과 제한 속도, 주변 차량과 전방 단속카메라 위치 등 다양한 정보를 적절히 보여줬다. 한낮에도 또렷하게 보이는 게 장점이었다.

운전석과 조수석 머리 뒤편에 각각 14.6인치 모니터가 달렸다. 옵션 중 하나인 '후석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됐는데 기존 G80의 9.2인치보다 커지고 밝아졌다. 두 모니터에서는 각각 다른 영상을 볼 수 있었다. 가족이 탔다면 엄마는 넷플릭스를, 아이는 유튜브를 보는 것이 가능하다. 장시간 차를 타면 칭얼대는 아이가 있다면 한두 시간은 거뜬히 조용하고 편안한 여행이 될 수 있게 하는 히든카드 같았다. 소리는 각자 블루투스 이어폰을 착용해야 하는데 만약 하나의 화면만 켰다면 차량 내부 스피커로도 시청할 수 있다. 스피커로 시청하면 마치 영화관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기본기 탄탄한 주행성능


주행감도 안정적이었다. 묵직한 중년 신사 같은 외형이지만 '스포츠 모드'로 달릴 때는 민첩하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 좋았다. 고속에서도 외부 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았는데 흡음 타이어를 장착한 것도 있지만 풍절음 차단에 신경을 많이 쓴 듯했다. 특히 신형 G80은 '주파수 감응형 쇽업소버'를 기본 서스펜션 사양으로 적용해 승차감에 더 신경 썼다고 한다. 이 기술은 주파수를 활용해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줄여주는 기술이다.

G80은 가솔린 2.5 터보와 가솔린 3.5 터보 등 2개 엔진 라인업으로 운영되는데 가격은 가솔린 2.5 터보 모델이 5,890만 원부터 시작한다.

인천= 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