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만 70억 원' 클린스만 선임한 정몽규, 배임 혐의 고발

입력
2024.02.13 15:18
강요,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혐의
"위약금 등 공금인데 일방적 결정"
"위약금 청구한다면 손배소 걸 것"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배임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13일 오전 서울경찰청에 정 회장을 강요,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민위 측은 정 회장이 지난해 국가대표선임위원회와 논의 없이 클린스만 감독을 일방적으로 선임해 축구협회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장에는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물어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할 때"라며 "위약금을 비롯해 해임하지 않을 시 2년 반 동안 지불해야 할 금액, 처음 계약 후 지급한 금액 등이 공금임에도 피고발인의 일방적 연봉 결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적혔다.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약 29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감독이 자진 사퇴할 경우 위약금은 발생하지 않지만, 경질할 경우 70억 원 안팎의 위약금을 물어줘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에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사실상 사퇴를 거부했다.

김순환 서민위 사무총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 감독을 수행함에 있어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점에서 계약을 위반했다"며 "클린스만 감독이 위약금을 청구한다면 국민들께 의견을 물어 클린스만 감독과 수석코치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회장은 이날 예정돼 있던 대한축구협회 제5차 임원 회의에 불참했다. 회의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축구협회는 정 회장의 불참으로 이날 임원 회의를 취소하고, 김정배 상근 부회장 주재로 아시안컵 관련 임원진 회의를 진행했다.

최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