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 창당 공식화 시점과 관련해 “법정 구속이 될까 봐 그런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영화관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했다. 이후 취재진의 관련 질문을 받고 “조 전 장관이 항소심 판결이 나자마자 이런 말을 한다니 묻고 싶다. 왜 항소심 판결 전에는 안 그랬을까”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8일 서울고법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법정 구속은 면했다. 조 전 장관은 1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해 신당 창당을 예고했다. 만약 조 전 장관이 항소심 판결 이전에 창당 선언을 했다면 인신 구속 필요성에 대한 재판부 생각이 달라질 수 있었고, 조 전 장관도 이를 의식해 선언 시점을 판결 이후로 늦춘 것 같다고 한 위원장은 추측한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상식적인 정치에 그런 사람(조 전 장관)이 등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민주당의 정치”라며 “우리는 그걸 막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근 병립형이 아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택해 신당 창당의 문턱을 낮춘 것을 겨냥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의 '민주당 86운동권 청산론'에 '독립운동가를 폄하한 친일파 논리'라고 반박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발언에도 날을 세웠다. 그는 “어느 독립운동가가 돈봉투를 돌리고 룸살롱에서 쌍욕을 하느냐”면서 “운동권 특권세력은 독립운동가들과 비교될 수 없는 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 소감을 묻자 한 위원장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과 농지 개혁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최대 업적으로 꼽았다. “이 두 가지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그분이 이뤄낸 공과를 감안할 때 박하게 돼 있고 폄훼하는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에 대한 공천 방침을 묻는 질문에 한 위원장은 “사람은 누구나 양지를 원한다”면서 “그것을 조정해 내고 설득력 있는 공천, 공정한 공천을 하는 것은 제가 이끄는 당의 시스템이 할 몫”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최측근인 이 전 비서관은 앞서 서울 강남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해 대통령실 참모들이 양지만 찾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이 전 비서관의 험지 배치 가능성을 예고했다. 장 사무총장은 “본인도 ‘당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 배치하는 게 당으로서도 가장 효과적이고, 그 지역 주민들도 ‘우리 지역을 위해 정말 일할 일꾼이 왔다’고 생각할지 고민하면서 어느 지역에 배치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