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2연패'로 막 내린 아시안컵... 아시아 축구 '전력 평준화' 뚜렷

입력
2024.02.1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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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요르단에 3-1 승리하며 우승
이번 대회 특징은 중동 강세에 동남아 약진
기존 강호 부진까지 겹치며 전력 평준화 이뤄져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개최국이자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의 2회 연속 우승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이번 아시안컵은 카타르와 요르단으로 대표되는 중동 '모래바람'에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약진까지 더해지며 참가국 간 전력 격차가 가장 적었던 대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타르는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대회 결승전에서 아크람 아피프(알사드)의 페널티킥 해트트릭이라는 진기록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카타르는 2019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 이어 아시안컵 2연패에 성공했다. 4년 전 도움왕에 올랐던 아피프는 올해에는 득점왕(8골)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맞붙은 두 국가는 아시아 축구의 전력 평준화를 상징하는 팀이 됐다. 카타르는 조별리그 전승으로 순조롭게 조 1위를 확정지었고, 토너먼트에서는 팔레스타인(2-1) 우즈베키스탄(1-1 승부차기 3-2) 이란(3-2)을 연파하며 '무패 우승'을 일궈냈다.

요르단은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4-0)와 한국(2-2)에 승점을 따내며 일찌감치 이번 대회 돌풍을 예고했다. 비록 바레인(0-1)에 덜미를 잡혀 조 3위로 힘겹게 16강에 올랐지만 이후에는 이라크(3-2) 타지키스탄(1-0)전 승리에 이어 한국(2-0)과의 리턴매치에서도 완승을 거두며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이 외에도 이번 대회에 참가한 11개 중동 국가 중 9개 팀이 16강에 오르며 거센 모래바람을 일으켰다.

동남아시아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태국은 조별리그에서 키르기스스탄(2-0)에 승리한 뒤 오만, 사우디아라비아와 각각 0-0으로 비기며 자력(조 2위)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 일본(1-3)전과 16강 호주(0-4)전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경기력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FIFA 랭킹 130위의 말레이시아 역시 조별리그 한국(3-3)전에 무려 3골을 넣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반면 기존 강호들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가장 많은 유럽파(20명)를 보유한 일본은 이라크(1-2)에 덜미를 잡히며 조 2위로 내려앉았고, 한국은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할 만큼 졸전을 펼쳤다. 이 같은 축구 지형도의 변화로 이번 아시안컵은 전통의 5강(한국 일본 호주 이란 사우디)이 결승에 오르지 못한 최초의 대회가 됐다.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도 아시아 축구의 전력이 평준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11일 AFC 홈페이지를 통해 "수년간 전통적인 강호들과 약팀들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제는 아시아팀 간 대결에서 예상하기 쉬운 경기나 결과가 뻔한 경기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