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탈락한 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경질론이 거세지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검증은 끝났다"며 "대한축구협회가 응답할 차례"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올라온 사실을 언급하며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국민 목소리가 높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안컵에서 졸전을 거듭하며 감독으로서 무척 아쉬웠다"며 "오죽하면 '무색 무취의 전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애초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임명할 때부터 많은 우려가 있었다"며 "이번 아시안컵은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고 했다.
권 의원은 대한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 의원은 "계약서에 명시된 '한국 상주 조건'이 무색할 정도로 원격 지휘와 잦은 외유도 비판을 받아왔다"면서 "그토록 열심히 일한 결과가 이런 수준이라면 오히려 감독으로서 능력을 더욱 의심받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국민적 비판은 승패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자질에 대한 의구심, 안일한 태도에 대한 질타"라며 "검증은 끝났다. 대한축구협회가 응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귀국 이틀만인 지난 10일 오후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두고 비난도 이어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거주 조건을 위반했으니 위약금 달라고 하지도 못하겠다"며 "위약금 문제는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이 책임지고 이참에 화상전화로 해임 통보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독 자질도 안 되면서 한국 축구만 골병 들게 하지말고 미국 간 김에 제발 돌아오지 말라"고 일갈했다.
앞서 클린스만 감독은 8일 아시안컵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다음 주쯤 출국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축구협회는 설 연휴가 지나고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아시안컵을 돌아보고 대표팀 운영 전반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예정보다 이르게 출국하면서 참여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의 미국 일정이 길지 않다고 알려진만큼 이번 대회를 분석하는 자리에 참여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