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이동설 "말씀드린 적 없다"...중진 '험지' 차출 일단정지?

입력
2024.02.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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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천은 당이 하는 것"

국민의힘이 4·10 총선 승리를 위해 꺼내든 '중진 험지 차출' 카드가 4선 김기현(울산 남을) 전 대표 앞에서 '일단정지'했다. 민주당에 패한 부산·경남(PK) 지역 일부를 탈환하려는 전략이 김 전 대표 앞에서 주춤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방법론의 문제"를 언급하며 중진 추가 배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뒀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김 전 대표 지역 재배치 논의'와 관련해 "지금까지 (재배치를) 말한 분들은 당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해당 의원들에게 이야기했고, 그 이후 언론에 공식적으로 말했다"며 "저는 그 세 분 외에 어떤 공식적인 말씀도 드린 적 없다"고 말했다.

앞서 당이 서병수(5선)·김태호(3선)·조해진(3선) 등 PK 중진들에게 지역구를 옮겨 달라고 권고한 이후, 당내에선 김 전 대표 역시 '험지'인 울산 북구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김 전 대표를 포함, 서 의원 등 3명을 제외한 다른 의원들에 대한 추가 요청은 아직 공식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장 사무총장은 이어 "지금까지 말씀드린 세 분은 기존에 계셨던 곳과 옮겨가신 곳, 두 군데를 다 이기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야당과 대결 시 승리 가능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김태호 의원은 이날 서병수 의원에 이어 "기꺼이 광야의 길로 가겠다"며 당의 요청에 화답했다.

그러나 일부 중진들은 여전히 '희생 프레임'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비영남권의 한 중진의원은 "선거 한두 달 앞두고 다른 지역구로 가라고 하면 달가워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명분이 있는 퇴진 길을 터주기 위해 '험지 출마'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당의 헌신 요구가 중진에서 대통령실 참모 출신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만큼 윤석열 대통령 '조기 레임덕'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는 총선 승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역시 전날 KBS 특별대담에서 "(당 공천에서) 대통령실 후광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혜는 아예 기대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한 위원장 역시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이날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봉사활동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중진 험지 추가 투입은) 방법론의 문제"라며 "정말 이기고 싶다. 국민에게 더 선택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공천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거기에는 제한이 없다"며 여지를 뒀다. '윤심(尹心) 개입'에 대해서도 "공천은 당이 하는 것이라고 누누이 말씀드렸다"고 선을 그었다.




김민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