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씬 리턴즈' 윤현준 PD "해외 수상? 가능성 있죠" [인터뷰]

입력
2024.02.11 16:57
'크라임씬 리턴즈' 윤현준 PD 인터뷰
지난 시즌들과의 차별점은
기존 멤버들 구성 고민 컸던 이유

'크라임씬 리턴즈' 윤현준 PD가 이유 있는 자신감을 안고 돌아왔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윤현준 PD는 본지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크라임씬 리턴즈' 인터뷰를 진행했다. '크라임씬 리턴즈'는 경력직 플레이어 장진 박지윤 장동민부터 신입 플레이어 키 주현영 안유진까지 더 크고 새롭게 돌아온 '크라임씬'에서 용의자와 탐정이 된 참가자들이 그들 가운데 숨어있는 범인을 찾아내는 롤플레잉 추리 게임이다.

지난 2014년 첫 선을 보인 국내 최초 롤플레잉 추리 예능 '크라임씬' 시리즈는 2017년까지 총 세 개의 시즌이 방영되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모두가 용의자이자 모두가 탐정이라는 신선한 설정과 촘촘하게 설계된 스토리, 거대한 세트에 실감 나게 구현된 살인사건 현장 '크라임씬'까지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이를 입증하듯 세계 3대 TV 시상식 '뉴욕 TV&필름 페스티벌' 본상을 비롯해 아시아 최대 TV 시상식 아시안 텔레비전 어워즈 최우수상, 북미 3대 영화 영상 시상식 휴스턴 국제 영상 영화제 금상 등 전 세계 유수의 시상식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윤 PD는 인터뷰 시점 공개를 앞두고 있었다. 가장 먼저 떨리는 소회를 전한 윤 PD는 "7년 만에 같은 포맷으로 돌아오게 됐다. 어쩌다가 하게 됐을까"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크라임씬'이 10년 전 론칭된 후 세 개의 시즌을 했고 종영 후에는 다신 안 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7년을 보냈는데 OTT 제안을 받고 7년 만에 돌아오게 됐다는 것은 이런 일이 있을까 싶다. 저는 설렘보다 두려움이 크다. 팬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윤 PD는 '크라임씬' 시리즈부터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시리즈, '한끼줍쇼' '효리네 민박' 시리즈, '캠핑클럽'에 이어 '싱어게인' 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를 두고 윤 PD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을 계속하지 못하는 성향이다. '추리물만 계속해야지' 하는 성향도 아니었고 출연 멤버들도 계속 바뀐다. 그래서 돌아오는 이번 시즌은 달라야 한다. 리턴즈도 그런 작품관이 반영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7년 만에 기존 포맷으로 돌아오는 것은 지금까지의 예능계에서도 이례적인 상황이다. 사실 윤 PD는 '크라임씬'을 다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단다. 종영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제작 대비 효율 탓에 크게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OTT 시대에 맞춰 돌아온 '크라임씬'은 티빙의 전폭적인 지 속에서 모두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스케일을 완성했다. 그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지만 윤 PD에게는 즐거운 궁금증이 크다. 전 시즌들이 해외 유수 시상식에서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티빙과 함께 세계 진출도 기대해 볼 만하다. 윤 PD 역시 "해외 반응도 너무 궁금하다. 열심히 잘 만들기만 했는데 상도 받았다. 이런 추리물 예능도 해외에서 잘 되더라. 저는 (수상)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크라임씬 리턴즈'는 대략 오전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녹화가 진행된다. 인터뷰 시간부터 추리, 단서 찾는 과정 포함 꽤 긴 시간의 녹화로 한 에피소드가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윤 PD가 출연자들의 긴 대화를 중지시킬 만큼 출연자들의 몰입도는 상당했다.

지난 시즌들과의 차별점으로는 어떤 고민이 있었을까. 윤 PD는 이번 시즌을 구상할 때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도 새로운 무기를 선보여야 한다는 분명한 계획을 갖고 있었다. 창작자의 입장과 긴 시간 기다렸던 팬들의 마음을 모두 고려해 지금의 구성안이 완성됐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지점을 반드시 만들어야 했습니다.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도전을 해야 했고 출연자들 중 세 멤버는 새롭게 발탁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충분히 풍성한 이야기를 선보이는데 팬들은 아쉬워 하겠만 저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새로운 멤버들과 새로운 지점을 만들어야 했거든요."

이 가운데 장진 감독을 비롯해 장동민 박지윤 그리고 주현영 안유진 키까지 신구의 조화로운 케미스트리가 또 다른 재미가 됐다. 윤 PD는 지금의 멤버들을 두고 "박지윤은 '크라임씬'을 하면 딱 떠오르는 사람이다. 정리도, 추리도, 연기도 한다. 모든 것을 토해내는 연기를 한다. 제가 굉장히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라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장진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크라임씬'에서 장진의 추리를 빼면 팬들이 얼마나 서운해하실까. 세 번째 자리를 두고선 모두가 아까웠지만 새로운 멤버들이 편하게, 재밌게 아우를 수 있는 사람으로 장동민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윤 PD에 따르면 세 사람 모두 제안을 했을 때 망설임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새로운 멤버 구성은 어떻게 만들어졌냐는 기자의 질문에 "하니처럼 연기 베이스가 아닌 사람이 필요했고 안유진을 유심히 봤다. '지구 오락실'을 보면서 캐스팅하게 됐다. 월드 스타이기에 스케줄을 맞추는 것이 어려웠지만 같이 하게 됐다. 굉장히 똘똘하고 집요하다. 한 번 물면 놓지 않는다. 단서도 열심히 찾는다.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언급했다.

또 "주현영은 워낙 연기를 능청스럽게 한다. 제안을 했을 때 캐내는 것을 안 좋아한다고 했는데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추리도 여전히 훌륭하다. 범인을 하면 너무나 잘 할 사람이다. 키는 작가들의 추천이 많았는데 '놀라운 토요일'을 보면 만능 캐릭터다. 플레이와 연기를 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혹여나 새로운 멤버들이 녹화에 적응하기 어려울까 봐 제작진은 이들에게 대본을 미리 보내고 숙지시킨 후에 참여하도록 유도했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도출했다. 이는 모두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인터뷰 말미 윤 PD는 "감회가 새롭다. 7년의 세월을 맞았지만 페이스를 찾았다. 저의 감회라면 다시 만날 줄 몰랐다는 것이다. 7년 만인데 머리가 예전같지 않을 텐데.(웃음) 여전히 예리하다. 다 자신의 역할을 했고 분량을 해냈다. 새로운 멤버들조차 치열했다"라고 행복한 마음을 드러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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