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저출생 극복을 위해 시행 중인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제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섯 번째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여성 경력 단절과 저출생 문제는 심각해 지고 있다. 이에 일과 출산·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제도의 활성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해법이 제시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7일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제도 국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고, 우리나라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제도의 보장 수준은 OECD 38개국 중 5위 수준으로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출산 전후 휴가와 육아 휴직의 보장 기간은 평균 64.9주, 급여지급률은 52.4%였다. 남성의 경우 출산·육아휴직의 보장 기간은 54주, 급여 지급률은 46.7%로 나타났다. 완전 유급 기간은 여성이 34주, 남성이 25.2주였다. 급여 지급률은 휴직 급여가 평균 소득을 대체하는 비율을 말하고, 완전 유급기간은 평균소득을 100%로 보장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남녀 지표를 합산해 계산한 종합 완전유급기간은 59.2주로, OECD 회원국 중 5위로 나타났다. 이는 자녀 1명을 낳을 때 기본소득의 100%를 보장받는 기간이 부모 합산 총 59.2주라는 뜻으로, G5(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국가 중 일본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다만 경총은 우리나라가 모성보호제도를 빠르게 확대했음에도 여성 경력단절 방지, 저출산 극복 등 주요 정책 목표 달성에는 아쉬움이 많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남성과 여성의 35∼59세 고용률 격차는 26%포인트에 달하며 2022년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출산 지표는 꾸준히 악화하는 상황이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출산율 높이기 모두 중요한 과제이므로 노동시장과 단절되는 육아휴직보다는 일과 출산·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