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언어 장벽 뛰어넘는다' AI 자동 통역 서비스 속속 등장

입력
2024.02.06 17:24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언어의 장벽을 뛰어 넘으려는 시도가 국내외에서 잇따르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국어를 몰라도 외국인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AI가 실시간으로 통역을 해주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로블록스, 삼성전자, SK텔레콤, 엑스엘에이트 등 국내외 업체들은 잇따라 AI를 이용한 실시간 자동 통역 및 번역 서비스를 선보였다.

가상공간(메타버스) 안에서 게임과 대화를 하며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블록스는 자체 개발한 AI가 우리말을 포함해 16개 언어로 실시간 자동 번역을 해주는 기능을 새로 선보였다. 따라서 외국어를 모르는 이용자들도 각자의 언어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이용자가 대화창에 한글을 입력하면 영어나 독일어 등 상대방이 선택한 언어로 표시된다.

로블록스는 이 기능을 통해 전세계 이용자들 사이에 활발한 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로블록스는 전 세계 180개국에서 매일 7,000만 명이 접속해 24억 개에 이르는 대화문을 주고 받는다. 이 가운데 3분의 1은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한다. 대니얼 스터먼 로블록스 최고기술책임자는 "AI 자동 통역 덕분에 현실세계에서 불가능한 일이 가상세계에서 가능해졌다"며 "서로의 언어장벽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도 AI를 이용한 실시간 자동 통역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24'에 이 기능을 기본 탑재했으며 SK텔레콤은 자체 AI 서비스 '에이닷'을 통해 제공한다. 두 서비스 모두 이용자가 모국어로 말하면 상대방에게 사전 선택한 외국어로 전달된다.

영상 속 외국어를 AI가 자동 번역해주는 기술도 나왔다. AI 번역 기술을 개발하는 신생기업(스타트업) 엑스엘에이트가 지난해 말 선보인 AI 실시간 자동 번역 서비스는 영상 속 언어를 45개 언어로 표시해 준다. 따라서 외국 영화나 방송 등을 편하게 볼 수 있다. 이 업체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에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협업 중이다.

하지만 AI 실시간 자동 통역 및 번역 서비스가 넘어야 할 장벽들이 있다. 이용자들에 따르면 사람 이름이나 지명, 상표 등 고유명사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일부 서비스에서 나타나고 있다. 또 AI가 얼마나 정확하게 통역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 오해 발생의 소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실시간 자동 통역 서비스가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반응을 통해 기술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며 "대명사 인식 오류 등은 꾸준한 기계학습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