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5일 더불어민주당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결정을 "논리적 근거가 없는 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통합형 비례정당' 계획은 '사실상 위성정당'이라고 깎아내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 결정에 대해 "그 제도는 왜 그렇게 계산돼야 하는지, 논리적 필연적 근거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제가 봐도 헷갈린다"며 "국민들이 자기 표가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또한, "왜 '5,000만 국민'이 이 대표 한 사람 눈치를 봐야 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지난해 9월 의원총회에서 일찌감치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중지를 모은 국민의힘과 달리, 현행 유지와 권역별 병립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결국 이 대표에게 결정권을 넘긴 민주당을 직격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위성정당 금지 법안을 추진했지만 여당이 반대했다'고 지적한 것에는 "틀린 말"이라며 "시작할 때부터 정의당과 야합하고, 그러다 뒤통수를 친 건 자기들(민주당)이었다"고 맞받아쳤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여야 합의가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은) 통합형 비례정당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한 석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꼼수일 뿐"이라며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않아도 되는 선거제를 채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준연동형은) 정당 난립 우려가 크다"며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 채택을 요구했다.
물론 합의에 뚜렷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는 이는 드물다. 특히 권역별 병립형 수용 조건으로 민주당이 제시한 '이중등록제' '소수정당할당제'를 국민의힘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은 현행 제도 유지에 대비해 지난달 31일 온라인으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창당 발기인 대회를 마치고 창당 준비 작업에 이미 돌입한 상태다. 김 의원은 "당 사무처에서 (창당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적용된 '준연동형 캡(상한선) 조항' 논의에 대해서는 "여야 합의가 없다면 47석 전석을 준연동형으로 하게 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