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자 '9,100억 원' 밑천 삼아... 벤처펀드 '1.7조 원' 조성

입력
2024.02.0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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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2024년 모태펀드 1차 출자 공고


정부가 모태펀드에 9,100억 원을 출자해 1조7,0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 출자액은 1분기 내에 모두 집행될 예정으로 자금줄이 마른 벤처투자업계에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4년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 계획을 4일 공고했다. 중기부는 총 9,100억 원을 출자해 1조7,0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만들 방침이다. 중기부는 펀드의 펀드(Fund of Funds)인 모태펀드에 출자하고 이를 운용할 벤처캐피털(VC)을 선정한다. 선정된 VC들은 출자액을 바탕으로 민간 투자를 끌어들여 최종적으로 벤처펀드를 결성해 투자를 진행한다. 정부는 모태펀드를 통해 '간접투자'를 하는 셈이다.

정부 출자액이 투입돼 있는 벤처펀드는 신뢰도가 높아 민간투자가 다른 펀드에 비해 잘 유치되는 '승수효과'가 있다. 이에 중기부는 모태펀드 출자액을 기준으로 많게는 10배 가까운 벤처펀드 조성 목표를 세운다. 중기부는 9개 분야에 출자하고, 이 중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글로벌펀드'에 가장 많은 예산인 1,500억 원을 출자하며 펀드 조성 목표액은 1조 원으로 잡았다.

중기부는 이 외에도 △지역벤처펀드 △루키리그 △창업초기펀드 등에 출자한다. 지역벤처펀드에는 1,000억 원을 출자해 1,300억 원 조성 계획을 잡았다. 신생·소형 VC 전용 펀드인 루키리그에는 1,000억 원이 이상 출자하고 1,667억 원보다 큰 규모로 펀드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창업초기펀드에는 800억 원을 출자, 조성 목표를 1,333억 원으로 잡았다.

중기부는 9,100억 원 예산 전부를 올해 1분기에 모두 집행한다. 침체된 벤처투자업계를 활성화하려는 의도다. 이에 모태펀드 출자를 받은 '벤처펀드'가 신속하게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펀드 결성시한을 '3개월'로 제한했다. 1차 시한 내에 결성하지 못한 출자 예산은 회수돼 바로 2차 출자사업을 통해 집행된다. 또한 지난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집행한 VC를 우대할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올해 적극 투자를 진행하면 내년에도 운용사 선정 등에서 우대한다는 방침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올해 모태펀드 출자사업은 벤처투자 시장의 회복 모멘텀을 빠르게 확충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상반기 내 운용사 선정과 펀드결성을 신속하게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집행될 수 있도록 출자사업 전반을 대폭 개편했다"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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