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펄 시스터즈 출신 배인순이 재벌 회장과 이혼 후 겪은 마음의 상처를 고백했다.
배인순은 지난 1일 방송된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 게스트로 출연해 환영을 받았다. 그는 1968년 데뷔한 자매 듀오 펄시스터즈의 멤버로 '커피 한 잔' 외 여러 히트곡을 남겼다.
이날 배인순은 "팝송만 부르다가 신중현씨를 만나서 '커피 한 잔'을 발매했다. 내가 동생을 끌어들였다. 원래는 노래를 안 하고 싶어 했는데 나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면서 원망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배인순은 지난 1976년 최원석 회장과 결혼했고 1998년 이혼했다. 그는 "이혼한 지 25년이 됐다. '우리 막내 홀로서기를 시켜놓으면 내 갈 길을 가겠지'라고 했는데, 그게 25년이 흘렀다"고 회상했다.
결혼 계기에 대해 묻자 배인순은 "데리러 왔더라. 시아버지가 저를 점 찍으셨다. 어른들이 사주를 봤는데 '며느리가 되면 이 집 제사를 지킨다'고 했다고 한다"며 "(전 남편) 최원석 회장과 시누이가 미국에 있던 저를 찾아와서 프러포즈했다. 아무래도 사람 마음이 동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24년 동안 결혼 생활을 했다는 그에게 혜은이는 "이혼하고 많이 상처받았죠?"라고 물었다. 깊은 한숨을 내쉰 배인순은 "내가 이혼녀가 됐다는 게 믿어지지 않더라. 24년을 참고 살았는데. 마지막에 가정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의식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혼한다는 생각만 했지, 이혼으로 인해 자식들에게 얼마나 아픔을 줬을지 생각하면 내가 큰 죄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혼 후 5년 동안 집 밖을 안 나갔다. 막내아들 밥만 챙겨주고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5년이 지났을 때 임재범의 '비상'이라는 노래를 듣고 용기를 얻고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아무것도 모른 채 나와서 세금 내는 방법도 모르고 모든 게 낯설었다. 24년 동안 공짜로 살아온 인생이었던 것"이라고 돌아봤다.
또한 배인순은 "이후에 사기꾼들만 만나더라. 통장을 통째로 맡기고 돈을 받아서 사용했는데 믿었던 사람이 제 통장을 들고 러시아로 도망을 간 거다. 칼날 위에 서 있는 순간에 막내아들 때문에 버텼다. 위자료로 받은 돈도 다 날렸다. 극단적인 생각만 드는데 우리 아들이 눈에 밟히더라. 아들이 날 살린 거다"라고 담담하게 말해 눈길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