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장관 '미보고 입원 논란' 사과… "대통령과 국민에게 알렸어야"

입력
2024.02.02 07:45
"전립선암 진단 사실에 충격받아
 본능적으로 '비공개' 유지했다"

암 수술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고도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킨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사과를 표명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료들과 미국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자신의 입원 소식을 알리지 않은 것이 부적절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나는 이 문제를 올바르게 처리하지 못했다”며 “암 진단을 받은 사실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말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과 미국 대중에게도 말해야 했다”며 “모든 책임이 내게 있다”고 시인했다.

입원 사실을 숨긴 건 사생활을 중시하는 성격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오스틴 장관은 “전립선암 진단이 나를 충격에 빠뜨렸다”며 “입원 사실을 비공개로 유지하는 것이 내 첫 번째 본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아주 사적인 사람이라는 사실이 새로운 소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개인 문제로 다른 사람에게 부담 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이번 경험을 통해 이런 직업을 갖는 것은 사생활을 일부 잃게 된다는 것을 배웠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오스틴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직접 사과했다”며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관대함과 따듯한 마음으로 (나의 사과에) 응답해 주었다”고도 밝혔다. 또 정확한 사유를 고지하지 않았을 뿐, 입원 기간 국방부 지휘 통제에 공백이 생긴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회복 중이며 다리에 통증이 남아 있다고 부연했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해 12월 22일 전립선암 수술을 받고 다음 날 퇴원했으나, 지난달 1일 요로 감염으로 15일 동안 재입원했다. 그러나 군 통수권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캐서린 힉스 부장관도 같은 달 4일까지 그의 입원 사실을 몰랐다. 유럽과 중동에서 ‘두 개의 전쟁’이 진행되던 상황이어서 오스틴 장관 경질 요구가 거셌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신임 의사를 밝혔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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