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에 800만원 보조금... 신당 데드라인은 '밸런타인데이'

입력
2024.01.29 18:00
다음 달 15일 경상보조금 지급
의석수에 따라서 차등 지급돼
금액 적지만 신당엔 '감지덕지'

제3지대 신당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물밑에서는 이미 '금배지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돈 한 푼 아쉬운 신당엔 국회 의석수에 따라 지급되는 경상보조금이 단비와 같기 때문이다. 보조금 지급 기준일은 2월 15일, 따라서 전날인 '밸런타인데이'까지 현역 의원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2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원내정당에 돌아가는 경상보조금은 총 500억 원이다. 국가가 정당에 주는 보조금으로, 국회 의석수와 2020년 총선 당시 비례대표 득표율에 따라 분기별로 차등 지급된다. 1분기 보조금은 125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신당 몫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대부분을 거대 양당이 차지하는 탓이다. 지난해 지급된 경상보조금 476억2,910만 원 가운데 국민의힘은 202억3,347만 원(42.5%), 더불어민주당이 223억4,274만 원(46.9%)을 챙겼다. 여기에 6석의 정의당(32억1,497만 원·6.8%)과 2020년 총선 때 비례대표 득표율 2.7%를 기록한 민생당(9억5,464만 원·2.0%)을 빼면, 소수정당과 신당에 돌아간 보조금은 고작 8억8,325만 원이었다.

신당엔 이마저도 감지덕지다. 당장 창당 비용으로만 많게는 10억 원 이상 들기 때문이다. 4월 총선을 치르려면 경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에 보조금 기준인 현역 의원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현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중심의 개혁미래당(가칭)은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신당 국회의원 한 명당 받을 수 있는 분기별 보조금을 800만 원가량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8월 창당한 한국의희망(1석)은 그해 4분기 846만 원을 받았다. 신당 관계자는 "소수정당에 돌아가는 경상보조금 규모가 적은 것은 맞다"면서도 "신당을 준비하는 입장에선 한 푼이 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선거보조금도 있다. 경상보조금과 같은 500억 원 규모로, 총선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3월 22일 기준 국회 의석수에 따라 지급한다. 이에 따라 2월 14일 이후에도 제3지대 물밑에선 막판 금배지 확보가 치열할 전망이다.

다만 양향자 대표는 BBS라디오에 출연해 "선거보조금과 경상보조금을 염두에 두고 현역 의원을 확보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국의희망을 창당하면서 단 한 명의 현역 의원도 접촉을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