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특별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더는 유가족, 국민을 이기려 들지 마시라"며 특별법 공포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심을 거역하며 또다시 거부권을 남용한다면 국민은 더는 분노, 좌절에만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끝까지 이태원 참사 책임과 진상을 분명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태원 특별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건의안을 심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건의안이 의결되면 윤 대통령은 이를 재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은 윤 대통령의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며 전날 희생자 분향소에서 '15,900배'를 올렸다. 1만5,900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 수인 159명을 기리며 유족 등 100인이 동시에 절을 159번 하는 기획이다.
이 대표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을 우려하며, 안보 당국의 무능함을 질타했다. 특히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최근 사견을 전제로 우크라이나 전면 지원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신중히 (한반도) 상황을 관리해야 할 당사자가 오히려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전쟁을 전쟁놀이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라고 질타했다.
앞서 신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인도주의적·재정적 차원으로만 제한된 데 대해 "개인적으로 자유세계 일원으로서 전면 지원이 가야 할 길이라 생각하지만 정부 정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반도 상황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살얼음판이 돼가고 있는데, 신중하게 상황관리를 해야 할 당사자가 오히려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실수가 아니라 고의 아닌가. 일부러 그러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을 보고 나니까 갑자기 '북풍·총풍' 사건이 떠올랐다. 안보와 국민 생명을 정권에 활용하겠다는 그런 못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며 "안보를 정권에 이용하겠다는 생각이라면 애당초 포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