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움직임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각자 창당을 준비하던 이낙연 전 대표와 비(非)이재명계 탈당파 측이 내달 4일 단일 정당을 창당한다고 어제 선언했다. 앞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의 합당 선언에 이어, 민주당이 뿌리인 두 갈래도 하나로 정리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 외에, 여야에서 전직 당대표를 보유한 4당 체제가 일단 자리 잡게 됐다. 이낙연·비명계 의원그룹은 ‘개혁미래당’이란 가칭으로 “기득권 혁파와 정치혁신, 사회개혁, 미래전환”을 내걸었다.
이제 제3지대 영역이 진영 내 중간통합을 달성하고 ‘대통합’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가 최종 관건으로 남았다. 환경은 무르익었다. 총선에서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 아닌 ‘제3지대’ 후보가 많이 당선되길 바라는 유권자가 24%에 달한다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기존 여야 후보 당선 응답이 각각 33%로 팽팽한 가운데 제3지대 지지가 상당한 비중으로 나타났다. 오랜 정치 양극화 피로감과 정치테러 불상사 등 양당체제에 누적된 국민적 불만이 배경으로 보인다. 지지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은 22%에 달했다.
이러한 유권자 인식 변화를 양당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극한의 혐오정치를 일관해온 장본인으로서 자성해야 한다. 제3지대 세력이 ‘빅텐트’에 이르려면 외교안보·경제·이념·노동·차별·젠더 등 핵심 이슈에서 공통분모를 도출해낼 고도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벌써부터 이준석 대표는 “무임승차는 지하철이든 당명이든 곤란하다”고 ‘이낙연 신당’을 견제했다. 지분싸움이나 벌이는 구태가 드러난다면 국민은 기대를 접을 것이다. 반대로 이들이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변하지 않는다면, 여야를 ‘응징’할 도구로써 국민은 제3지대에 기회를 줄 것이다. 거대 양당과 제3지대 모두 치열한 혁신경쟁에 나서기 바란다. 그것이 국민과 국익, 정치발전을 위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