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절반 이상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 수행을 긍정평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2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이끌었던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맞먹는 수준이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한 위원장과 갈등을 노출한 윤석열 대통령은 일주일 사이 부정평가가 5%포인트 급등했다.
한국갤럽이 23~25일 무선 전화면접으로 실시한 '양대 정당 대표 역할 수행 평가' 결과를 보면, 한 위원장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52%,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0%였다. 응답자 둘 중 한 명은 한 위원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2012년 3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기록했던 52%와 같은 수치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이 같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그해 총선과 대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후 김무성(41%)·이준석(37%)·김기현(26~29%) 전 대표는 모두 한 위원장보다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긍정평가는 '집토끼'와 '산토끼' 모두 다르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지자의 89%, 무당층의 38%가 한 위원장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보수 성향 유권자의 78%가 긍정평가했고, 중도(45%), 진보(32%) 성향에서도 낮지 않았다. 특히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20대 가운데 53%가 한 위원장이 잘하고 있다고 봤다. 이는 2021년 8월 이준석 전 대표의 20대 지지율(43%)보다도 10%포인트 높은 수치다.
반면 윤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는 답은 31%로 전주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일주일 사이 5%포인트 오른 63%였다. 지난해 4월 4주 조사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부정평가 기록이다. 부정평가 이유 중 '김건희 여사 문제'가 9%로 상위권에 올랐고, '여당 내부 갈등'을 꼽는 응답도 2%였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을 둘러싼 한 위원장과의 갈등이 부정평가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35%,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9%였다. 지난해 11월 조사에 비해 긍정평가가 4%포인트 올랐는데, 이는 2012년 3월 한명숙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대표최고위원과 같은 수치다.
다만 양당 대표에 대한 이 같은 평가가 총선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이날 조사에서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과 '민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3%로 같았다. '양대 정당이 아닌 제3지대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답은 24%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