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금쪽이' 전장만 빛났다...연 매출은 최대 찍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

입력
2024.01.26 09:00
LG전자 2023년 실적 발표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 줄어 외형만 성장


LG전자가 2023년 연 매출 84조 원(연결 기준)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특히 전장(電裝·자동차 전자장치) 부문에서 사업 진출 10년 만에 처음으로 10조 원 매출을 돌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2020년대 들어 최저 수준이었고 4분기(10~12월)에는 전장을 뺀 나머지 사업 부문이 모두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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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2023년 연간 매출 84조2,278억 원, 영업이익 3조5,491억 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2022년(83조4,673억 원)보다 약간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3조5,510억 원)보다 줄었다.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과 전장이 실적을 이끌었다. 두 분야 매출이 각각 30조1,395억 원, 매출 10조1,476억 원으로 이들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32.5%에서 지난해 47.8%로 늘었다. 두 분야 영업이익은 각각 2조78억 원, 1,334억 원이었다. 이 밖에 TV사업은 매출 14조2,328억 원, 영업이익 3,624억 원을 냈고, 기업간거래(B2B) 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BS 사업본부는 매출 5조4,120억 원, 영업손실 417억 원을 기록했다.



10조 원 신규 투자...절반은 R&D에 쓴다


체격은 키웠지만 내실(수익)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2020년 이후 영업이익이 가장 적었고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때 6.73%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5.49%(2021년), 4.25%(2022년)에 이어 4.21%까지 떨어졌다.

특히 4분기(10~12월) 실적은 매출 23조1,041억 원, 영업이익 3,131억 원으로 시장 기대보다 낮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내놓은 LG전자의 4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22조8,957억 원, 6,495억 원이었다. 오직 전장 사업만 흑자(57억 원)를 냈고 생활가전(-1,156억 원), TV(-722억 원), BS사업(-895억 원) 모두 적자를 봤다. LG전자는 "성과급을 포함한 일시적 비용 증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불황으로 수요 심리가 얼어붙었지만 올해 사업 환경은 이보다 나을 거라고 LG전자는 내다봤다. 이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LG전자 측은 "LG이노텍을 제외하고도 전사 기준 올해는 매출 성장세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개편도 "우리 부품이 들어간 전기차의 보조금 수급에 영향을 주지만 일부 (개정) 조항은 긍정적 면도 있다"고 기대했다. 다만 김주용 LG전자 VS본부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해 말 전장 수주 잔고를 100조 원 수준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했지만 일부 고객사의 구매 지연과 환율 영향으로 90조 원 중반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경영 키워드로 '한계 돌파'를 제시하며 10조 원가량을 투자한다고 했다. 연구·개발(R&D)에 4조5,000억 원, 시설 투자에 3조5,000억 원, 인수합병(M&A) 등 전략적 투자에 2조 원가량을 집어넣을 계획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는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서 "2024년은 액셀러레이터(가속 페달)를 본격적으로 밟아 나가는 해로 만들겠다"며 "M&A 검토 대상을 구체적으로 밝히긴 힘들지만 B2B나 신사업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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