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소형 주택 사면 세금 혜택? "세금 폭탄 맞을 수도 있어요"

입력
2024.01.28 07:00
18면
1·10 부동산 대책 파헤치기 
'주택수 제외'와 '1주택 특례' 차이점은

편집자주

'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 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앞으로 2년간 새로 짓는 소형 주택(아파트 제외)을 사거나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사면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의 '1·10 부동산 대책'을 정부가 발표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나도 이참에 임대사업이나 해볼까' 하고 솔깃할 수 있는데요.

그러나 하나하나 살펴보면 '절세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네'라고 여길 지점이 적지 않습니다. 1주택자는 상황에 따라 되레 '세금 폭탄'을 맞을 우려도 있고요. 세무 전문가 도움을 얻어 집을 추가로 살 때 따져 봐야 할 핵심 내용을 추려 봤습니다.

1. 세금 혜택 대상은

정부가 집을 추가로 사더라도 주택수 산정에서 제외해 세금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한 유형은 총 3가지입니다. ①1월 10일부터 2025년 12월까지 준공된 신축 소형 주택을 매입한 경우 ②1월 10일부터 2025년 12월까지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한 경우 ③기존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주택을 추가로 매입한 경우 등입니다.

①소형 주택 혜택은 '주택수 제외'

대상은 이렇게 3가지지만, 혜택 내용은 조금씩 다릅니다. 우선 ①은 전용면적 60㎡ 이하, 수도권 6억 원·3억 원 이하 빌라, 오피스텔 같은 '비아파트 소형 주택'이 대상입니다. 부여된 혜택은 '주택수 제외' 딱 하나입니다. 추가로 집을 10채 사도 세금 산정에 필요한 주택수를 따질 때 새로 산 주택은 빼 준다는 뜻입니다.

가령 1주택자가 서울에서 소형 주택 2채를 추가로 사면 기존엔 3주택자가 돼 세금이 훨씬 무겁게 매겨집니다. 1·10 대책 시행으로 이런 부담은 사라집니다. 취득세는 1주택자 기준(1~3%)으로 매기고 다주택자에게 적용하는 양도세·종합부동산세(종부세)도 중과하지 않습니다. 중과는 기본세율에 더해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걸 뜻합니다. 정부도 이런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정말 큰 혜택인지는 뒤에 자세히 따져 보겠습니다.

1·10 대책엔 2년간 준공되는 신축 소형 주택의 원시취득세를 최대 50% 감면해 주는 내용도 담겨 있는데요. 이건 다소 결이 다릅니다. 보통 빌라나 오피스텔은 건물주가 원시취득을 한 뒤 분양을 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최초로 소형 주택 분양을 받을 때만 이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②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1주택 특례'

①은 비아파트가 대상이지만 ②는 아파트가 대상입니다. 다만 '전용면적 85㎡·6억 원 이하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라는 조건이 달려 있습니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이미 입주까지 마쳤는데도 팔리지 않아 빈집으로 남아 있는 아파트를 일컫습니다.

②는 혜택이 두 가지입니다. 바로 '주택수 제외+1가구 1주택 특례' 적용입니다. 아까 주택수 제외는 세금을 중과하지 않는 혜택이라고 얘기했죠. 1가구 1주택 특례는 법에 따라 1주택자에게만 주는 특별한 혜택입니다. 12억 원 집까지는 양도세를 아예 물리지 않고, 종합부동산세 산정 때도 12억 원을 공제해 주는 게 핵심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①과 달리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100채를 사더라도 1주택자 자격을 유지해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령 서울에 12억 원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는 사람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100채를 샀다고 가정합시다. 1주택자 기준으로 취득세(1~3%)를 내고요. 양도세·종합부동산세 중과도 하지 않을뿐더러 기존 12억 원 아파트를 팔 때도 '1가구 1주택 특례'에 따라 양도세를 한 푼도 내지 않습니다. 매년 내야 하는 종부세 역시 기본공제 12억 원 혜택이 그대로 유지돼 종부세 고지서엔 0원이 찍히게 됩니다.

최근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1만 호 정도 됩니다. 이 중 지방 전용 85㎡ 이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7,800호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③인구감소지역 주택 추가 매입

③은 정확하게 나온 건 없습니다. 정부가 화두만 던지고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은 전국에 89곳입니다. ③ 역시 혜택은 '주택수 제외+1가구 1주택 특례' 두 가지입니다.

2. 소형 주택 추가로 샀더니... 세금 88% 뛰네

그래서 정부 대책, 정말 도움이 되는 걸까요. 유형별로 다릅니다.

우선 가장 관심은 ①이죠. 정부 대책을 접한 뒤 이참에 소형 주택 하나 사서 월세 놓으면 괜찮지 않을까, 이런 생각하는 분들 정말 많습니다. 문제는 ①엔 1가구 1주택 특례 혜택이 빠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기존 1주택자가 소형 주택을 사면 그간 유지됐던 집값 12억 원까지 양도세 비과세는 사라지고 종부세 기본공제 금액은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줄어듭니다.

이 혜택이 어떤지 감이 안 잡히죠. 우병탁 신한은행 부지점장이 분석한 세금 시뮬레이션을 통해 풀어 보겠습니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아파트(공시가 11억4,800만 원)를 보유한 1주택자 A씨는 올해 종부세를 안 내고 재산세로만 256만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됩니다. 추가로 공시가 2억2,000만 원짜리 소형 주택을 사면 어떻게 될까요. 내야 할 세금은 483만 원으로 전보다 88% 급등합니다.

기존엔 1주택 특례에 따라 종부세 산정 때 12억 원 기본공제를 받아 종부세를 한 푼도 안 냈지만, 소형 주택을 사는 즉시 1주택 특례 자격이 사라져 종부세로 99만 원이 새로 부과된 탓입니다. 재산세 역시 기존보다 130만 원 정도 뛸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양도세는 어떻게 될까요. A씨 아파트는 대략 시가로 17억 원 안팎입니다. 1주택 특례를 적용하면 기존 아파트를 팔 때 전체 양도차익에서 12억 원까지에 해당하는 양도차익(비율로 계산됩니다)은 비과세하고, 12억 원 초과분(5억 원)에 해당하는 양도차익에만 과세합니다. 하지만 1주택 특례가 사라지면 기존 집을 팔 때 양도차익 전체에 양도세율이 매겨져 양도세 부담이 수억 원 늘어날 수 있습니다.

A씨가 양도세 폭탄을 맞지 않으려면 소형 주택을 먼저 팔아 1주택 특례 자격을 복원시켜야 합니다. 기존 보유 주택이 9억 원 이하라 종부세 부담이 크지 않거나 거의 없고, 기존 주택을 당장 팔 계획도 없다면 소형 주택을 추가로 사 임대사업을 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임대수익이 세금 증가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테니까요. 다만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추가로 사더라도 1주택 특례 자격을 주는 만큼 임대사업용으로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기존 2주택 보유자는 오히려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3주택자의 종부세는 현재 기준으로 과세표준이 12억 원을 초과하면 중과세율(2.0∼5.0%)이 적용되는데, 2주택자가 소형 주택을 추가 구입해도 계속 2주택자로 간주돼 일반세율(0.5∼2.7%)로 과세되기 때문입니다. 기존 3주택자는 어차피 종부세 중과 대상인 만큼 소형 주택을 추가 구입해도 중과 여부가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3. 시행은

① ② ③ 공통으로 적용된 '주택수 제외' 혜택은 정부 권한인 시행령 개정 사항이라 시행까지 별다른 불확실성은 없습니다. 정부는 5월쯤 시행령을 개정할 예정이라 이르면 상반기 중 시행될 예정입니다.

다만 ② ③에 부여된 1주택 특례 적용은 법 개정 사항입니다. 정부는 내달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총선 정국이라 새 국회가 열리는 5월 이후에나 법 개정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절반 이상을 가져가면 야당 반대로 법 개정이 좌절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 정부가 규제를 풀겠다며 낸 법안 중 야당 반대에 막혀 여전히 국회에 계류된 법안이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2년 시간을 둔 만큼 법 개정이 된 걸 확인한 뒤 투자에 나서는 것도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결론>

1. 소형 주택 추가 매입 땐 1주택 특례 자격이 부여 안 된다.

2. 고가 주택 보유자는 추가 매입 때 세금 부담이 커진다.

3. 중저가 주택 보유자는 임대수익이 세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

4. 1주택 특례는 법 개정 사항이라 시행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다.

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