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아랍에미리트(UAE) 감독이 2년 전 '도하의 기적'을 또다시 맛봤다. UAE는 아시아컵 조별리그 3차전 이란과 경기에서 극적으로 한 골을 넣고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UAE는 24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 이란과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야흐야 알가사니가 끝내 후반 득점에 성공, 1-2로 패하고도 16강 진출을 이뤘다. UAE는 오는 29일 타지키스탄과 16강전을 갖는다.
이로써 UAE는 3전 전승의 조 1위(승점 9) 이란에 이어 조 2위(승점 4·골득실 +1)로 16강에 진출했다. 팔레스타인은 이날 홍콩을 누르고 조 3위(승점 4·골득실 0), 홍콩이 조 최하위로 조별리그 탈락했다.
UAE는 2년 전 한국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룬 짜릿한 승부를 그대로 재현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관중석에서 원격 지휘하며 팀을 이끌었다. 팔레스타인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지휘한 벤투 감독은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 당시 퇴장당해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관중석에서 원격 지시한 바 있다.
UAE는 이날 절박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같은 시간 팔레스타인과 홍콩의 경기에서 팔레스타인이 후반 15분 세 번째 골을 넣으며 3-0으로 이기고 있었고, UAE는 0-3으로 지고 있었다. 승점 4로 같은 UAE와 팔레스타인은 골득실로 순위가 가려져야 했고, 이때까지 상황이라면 팔레스타인이 조 2위(골득실 +1), UAE(골득실 0)가 조 3위였다.
심지어 UAE는 0-1로 뒤지던 후반 14분 알가사니가 페널티킥을 얻어 직접 키커로 나섰지만 골키퍼에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다급해진 UAE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이를 놓치지 않은 이란은 후반 20분 선제골의 주인공 메흐디 타레미가 멀티골을 터뜨리며 달아났다.
UAE는 후반 추가시간 결국 일을 냈다. 페널티킥을 놓쳤던 알가사니가 역습 상황에서 빠르게 페널티지역을 돌파하며 한 골을 만회했다. UAE는 지고 있었지만 득점하며 다시 생기를 되찾았다. 그리고 두 팀은 무려 10분 이상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에 볼을 돌리며 시간을 보냈다. 더 이상 무리한 경기는 진행되지 않은 채 두 팀 모두 16강 진출을 자축하며 경기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