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이커머스) 컬리가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사상 첫 월간 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 회사를 설립한 이래 9년 만에 달성한 성과다. 분기 기준 흑자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면서 경쟁사 쿠팡처럼 적자 탈출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린다.
컬리는 매출, 비용 등 각종 손익 관련 지표들이 고르게 개선되면서 지난해 12월 EBITDA가 전년 동기 대비 100억 원 이상 증가해 흑자를 이뤘다고 23일 밝혔다.
직접 물류비가 개선된 것이 이번 흑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상반기 문을 연 경남 창원시, 경기 평택시 물류센터의 생산성 증대와 서울 송파구 물류센터의 철수 등으로 물류 운영이 안정화되면서 주문 처리 비용을 크게 줄였다는 분석이다. 마케팅비와 각종 고정 비용도 감소했다. 컬리는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 도입으로 고객의 재구매율이 늘면서 마케팅비를 줄였고 인건비, 정보기술(IT) 시스템 유지비, 기타 운영비 등도 소폭 낮췄다.
여기에 식품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던 컬리가 화장품을 판매하는 '뷰티컬리'를 론칭하고 컬리에 특화된 신용카드 '컬리카드'를 출시하는 등 신사업으로 추가 매출을 확보한 것도 도움이 됐다. 컬리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컬리가 영업 활동을 통해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컬리가 벌어들인 현금으로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와 운영이 가능한 구조가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컬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1,400억 원으로 그해 3분기 말 1,280억 원보다 120억 원가량 증가했다.
컬리의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기업공개(IPO) 재도전 가능성에 대해 눈길이 쏠린다. 컬리는 앞서 2022년 상장을 추진했다가 글로벌 경기 악화와 투자 심리 위축을 이유로 지난해 초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쿠팡과 유사한 수순을 밟아 연간 흑자 기업으로 성장할지도 관심사다. 쿠팡은 컬리처럼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붓는 '계획된 적자' 방식을 취하다가 2022년 첫 분기 기준 EBITDA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2023년 첫 연간 흑자 달성도 바라보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 손실이 전년 동기 대비 35.5%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창원, 평택 물류센터 오픈으로 일시적 추가 비용 지출이 있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재무구조가 점차 개선됐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