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숨진 배우 이선균(48)씨 수사 정보 유출 의혹 사건을 맡은 경찰이 수사기관과 언론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전날 이씨 사건을 수사했던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인천청 마약범죄수사계 소속 직원들의 휴대폰과 이들이 진행했던 이씨의 마약 투약 사건 수사와 관련된 자료를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씨의 수사 정보를 상세하게 보도했던 언론사도 포함됐다. 경찰은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해 인천청 내부에서 특정 언론사 등으로 수사 정보가 새 나갔는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경기남부청은 지난 15일 인천청으로부터 수사 정보 유출 경위를 파악해달라는 수사 의뢰를 받았다. 고 이선균씨 수사를 해온 인천청이 직접 조사할 경우 공정성을 보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타 청에 조사를 맡긴 것이다.
이씨의 마약 투약 혐의는 지난해 10월 19일 언론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당시 이씨는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형사 입건된 상태였다. 이후 이씨는 약 두 달간 세 차례에 걸쳐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고, 세 번째 소환 조사를 받고 나흘 뒤인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 사망 뒤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 행태와 경찰의 공개 소환이 적절했는 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김의성 등 문화예술인들은 지난 12일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발표하고, 수사 정보 유출 경위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