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닌, 대만인", 대만 독립성향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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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4 04:30
25면

편집자주

초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대만인들의 3분의 2가량이 중국과 별개로 생각하며, 더 나아가 중국은 대만에 매우 주요한 위협 요인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대만인의 67%는 ‘나는 대만인’(Primarily Taiwanese)이라고 답변했다. ‘대만인ㆍ중국인 모두’(Both)라는 답변은 28%, ‘대체로 중국인’(Primarily Chinese)은 3%에 불과했다. 이 결과는 지난해 6~9월 대만 성인남녀 2,277명을 설문조사한 내용이다.

연령별로는 젊은 층(18~34세)에서 ‘나는 대만인’이라고 답한 비율이 83%에 달했고 ‘중국인’이란 답변은 1%에 불과했다. 반면 35세 이상에서는 대만인 61%, 둘 모두 33%, 중국인 4% 비율로 나타났다. 성별로도 차이가 났는데, 자신을 대만인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여성(72%)이 남성(63%)보다 높았다. 또 대만인의 정체성은 정치 성향과도 어느 정도 연관성이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는 “자신을 ‘대만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민주진보당(민진당)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국민당을 지지할 확률이 더 높았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의 힘과 영향력에 대해 ‘대만에 주요한 위협’(Major threat)이라고 답변한 대만인은 66%나 됐다. ‘약간 위협’(Minor threat)은 19%, ‘위협 요인 아니다’(Not a threat)라는 답변은 10%였다. 다만 독립적 정체성과는 달리, ‘중국에 대한 정서적 애착’(Emotionally attached)을 갖고 있다는 답변은 41%나 됐다. ‘매우 강한 애착이 있다’(Very)는 답변은 11%, ‘어느 정도 있다’(Somewhat)는 답변도 30%나 됐다. 물론 ‘전혀 없다’(Not at allㆍ32%), ‘별로 없다’(Not veryㆍ25%) 등 부정적인 답변이 더 많았다.

퓨리서치센터는 “대만인들의 이런 성향이 ‘중국과 별도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민진당에 3연승을 안겨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만 민진당은 현 차이잉원 총통이 2016년 5월 20일 집권한 뒤 재선(2020년)에 성공했고, 이번 라이칭더의 승리까지 연속 세 차례 승리했다.

한편 지난 13일 치러진 대만 제16대 총통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당초 미국과 중국 간 대리전 구도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대만인들의 선택이 '친(親)미국ㆍ반(反)중국' 성향의 민진당에 기울면서, 이번 미중 간 대리전은 미국의 승리로 귀결됐다. 중국이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만해협의 미중 간 대치 수위도 급상승할 전망이다.

강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