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번엔 핵어뢰 고도화로 우리를 위협했다. 북한 국방성은 어제 “국방과학원 수중무기체계연구소가 개발 중인 ‘해일-5-23'의 중요 시험을 조선 동해수역에서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해일로 이름 붙여진 수중무기체계는 핵무인수중공격정으로 핵어뢰를 일컫는다. 북한은 15일부터 한미일 3국이 제주 남방 공해에서 진행하고 있는 해상연합훈련을 빌미로 들었으나, 핵무기 다종화를 통한 대남 핵위협 강도를 높이는 도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개발 중인 핵어뢰는 가공할 위력만이 아니라, 미사일과 달리 사전 탐지와 차단이 어려운 점에 비춰 우리 안보에 매우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지난해 처음 3월과 4월 각각 ‘해일-1형’과 ‘해일-2형’의 시험을 발표한 바 있다. 40시간 600km에서 불과 한 달 만에 71시간 1,000km 잠행 능력을 배가시킨 개발 속도를 선전했었다. 북한이 이번에 '해일-5-23'의 시험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잠행 능력과 위력이 과거보다 고도화, 정밀화했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북러 군사협력이 가속화하는 시점에서 러시아는 '포세이돈'이라는 핵추진 방식의 핵어뢰를 2019년 실전 배치한 바 있어 핵어뢰 기술 이전 우려도 적지 않다.
지금은 ‘형’이라 불리는 시험단계이지만 북한이 사활을 걸고 있는 핵무장 속도전에 비춰 핵어뢰 실전배치는 시간문제라 할 수 있다. 핵어뢰는 그 위력에 비춰 해군기지는 물론 주요 해안도시나 항만의 마비 정도가 아니라 초토화를 목적으로 한다. 지난해 9월엔 전술핵공격잠수함 진수식을 가지기도 했다. 북한이 최근 위협한 “대사변 준비”도 결국 육해공의 입체적 핵공격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봐야 한다. 우리 군과 정부는 핵어뢰 탐지 능력을 배가하기 위한 비상한 조치를 마련해야 하겠지만 북한의 노골적인 핵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핵우산만이 아니라 핵억지 능력을 갖기 위한 전략적 선택지를 넓힐 고민도 해야 한다. 물론 당장 북한의 위기 조성에 매몰돼 외교적 돌파 기회를 찾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