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심했던 윤가이, 'SNL' 만나 날아오른 용띠 스타

입력
2024.01.20 12:49
[신년 인터뷰] 2000년생 '용띠 배우' 윤가이
'SNL 코리아 시즌4' 크루 향한 애정 
"즐거웠던 현장... 이미지 걱정 안 했다"

2000년생 용띠 배우 윤가이는 'SNL 코리아 시즌 4'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았다. 화려한 2023년을 즐긴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윤가이는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자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지난해 드라마 '닥터 차정숙' '마당이 있는 집' '악귀', 영화 '다음 소희' '말이야 바른 말이지', 예능 'SNL 코리아 시즌 4' 등을 통해 대중을 만났다. 2024년이 청룡의 해인만큼 올해 그가 펼칠 활약에도 기대가 모이는 중이다.

'SNL 코리아 시즌4'에 담긴 고민

윤가이는 'SNL 코리아 시즌 4'를 통해 대중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이 프로그램 속 그는 신입사원으로 변신해 MZ다운 면모를 뽐내기도, 1990년대 X세대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SNL 코리아 시즌4'가 윤가이의 다채로운 면모를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도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는 오디션 때도 다양한 특기를 선보였다. 최근 '서울 사투리'라고 불리고 있는 X세대 말투, '환승연애' 출연진 흉내 등이었다. 윤가이는 "평소 옛날 뉴스나 예능을 보는 걸 좋아했다. 옛날 노래들도 좋아한다. 말투들이 현재랑 다르다고 느꼈다. 원래 주변 사람들을 따라 하는 걸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다. 윤가이는 옛 예능 중 '사랑의 스튜디오'를 봤다고 밝혔다. 또한 "토크쇼 위주로 시청했다. 신동엽 선배님 젊었을 때의 모습도 봤다. 요즘은 홍진경 선배님의 예전 자료에 빠져 있다. 말투가 너무 귀여우셔서 많이 보는 듯하다"고 전했다.

윤가이의 열정과 깊은 고민은 'SNL 코리아 시즌 4' 속 패션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자신을 '밈잘알' '밈괴물'이라는 말로 표현하면서 "원래 밈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Z세대인 그는 "내가 그렇게 (패션을) 하진 않지만 친구들을 눈여겨본다. 영상 매체를 달고 살다 보니 모를 수가 없다. 'SNL 코리아 시즌4'하는 시즌에는 더욱 많이 봤다"면서 웃었다. 그러면서 "스타일리스트 언니들, 헤어 메이크업 언니들의 실력이 워낙 좋다. 우리끼리 얘기를 나눌 때 '요즘은 인형 같은 걸 달고 다닌다더라' '머리를 가만히 안 놔두고 땋고 다닌다더라' 하면 알아서 만들어주셨다"고 전했다.

'SNL 코리아 시즌4'에서는 마냥 밝아 보였지만 실제로 만난 그는 차분함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리며 해맑게 웃다가도 다시 성숙한 면모를 보였다. 윤가이는 "실제로는 차분한 편에 가깝다. 집에서는 애교가 많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중학교 때 친구들은 "많이 활발해졌다" "이렇게 성대모사를 잘하는지 몰랐다" 등의 이야기를 해준단다. 학생 윤가이는 선생님을 많이 흉내 냈다는데 고등학교 친구 중에는 이미 그가 성대모사를 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도, 놀라움을 내비치는 이들도 존재한단다. 윤가이는 "따라 하고 웃기는 걸 좋아했지만 나서는 건 안 좋아해서 조용히 혼자 했던 듯하다. 누군가가 이걸 캐치하면 좋아했던 듯하다"고 전했다.

돈독한 'SNL 코리아 시즌4' 출연진

그는 'SNL 코리아 시즌4'에서 X세대 연기를 했을 때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크루 언니들과의 케미스트리가 중요했다. '서울 사투리'가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으면 좋으니 쉬는 시간에도 그렇게 대화했다. 현장이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는 게 윤가이의 설명이다. 그는 크루 자랑을 하자면 밤을 새워 말해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라고 했다. 이어 "내가 새로운 크루이고 낯선 사람일 수 있는데도 첫 촬영부터 '막내가 왔다'는 느낌으로 잘 대해주셨다. 각자 할 거 하느라 바쁜 촬영장이었지만 조언도 많이 해주고 도와주셨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윤가이는 "크루 언니들을 밖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밝혔다. 주현영 김아영 지예은 이수지 정이랑 등 출연진을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렇게까지 말을 많이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수다를 떨었단다. 이들이 보여줬던 진한 케미스트리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지점이다.

그런가 하면 'SNL 코리아 시즌4' 호스트가 큰 힘을 주기도 했다. 윤가이는 1회 호스트 정우를 언급하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선배님도 ('SNL 코리아 시즌4'가) 처음이고 나도 그날 첫 촬영이었다. 처음이다 보니 긴장돼 있는 부분이 비슷했다. 선배님이 옆에서 독려도 해주시고 '처음인데 잘하고 있다. 대단하다' 해주셨다. 힘이 됐다"고 전했다. 그의 원동력은 사람들에게서 얻는 에너지다. 윤가이는 "같이 하는 사람들이랑 돈독해졌을 때 행복하다고 느낀다.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과정 역시 오래 남지 않나. 과정 자체가 순조롭고 즐거울 때, 우리(출연자들)끼리 신나고 좋을 때, 상황을 잘 헤쳐나갈 때 환경이 고단해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윤가이의 목표

윤가이와 연기의 인연은 학창 시절 길거리 캐스팅으로 시작됐다. 그는 "에이전시 같은 곳에서 처음으로 카메라 테스트를 받았는데 '연기를 해 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는 진지하게 진로로 생각했다기보다는 성격이 소심한 편이라 고쳐보려고 시작했던 거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입시 준비를 하면서 '어떤 걸로 대입을 하면 더 즐거울까'라는 생각을 했다. 답은 연기였다. 윤가이는 "연기는 하루종일 해도 좋을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왔다"고 밝혔다. 인간 윤가이에게도 연기의 의미는 각별하다. 그는 "연기를 배우기 이전에는 소심했고 자기표현을 못 했다. 이걸 만나게 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다. 그리고 감정 표현에 익숙해졌다. 그러다 보니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됐다"고 했다. 이어 "연기를 안 한다고 생각하면 답답한 느낌이다. 연기와 더 친하게 지내서 오래 하고 싶다"고 밝혔다.

'SNL 코리아 시즌4'를 통해 유쾌한 매력을 뽐내며 큰 사랑을 받았지만 이미지가 굳어질까 우려하진 않는다. 오히려 그는 "이미지는 걱정하지 않았다. 내가 갖고 있는 다양한 모습을 꺼내 보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한테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정말 대단하신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자리이지 않나. '여기 있어도 되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기분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윤가이는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전미도처럼 "스펙트럼이 넓고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낸다" 등의 평을 듣고 싶단다.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많이 연구하고 노력하게 될 것 같다"는 윤가이의 열정 담긴 말은 그의 계속될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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