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파격...갤럭시S24 일반·플러스모델 가격 안 올리는 속뜻은

입력
2024.01.19 04:30
이동통신 3사, 19일부터 사전구매 프로모션 돌입


삼성전자가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의 사전 판매에 들어간 가운데 기본형과 플러스의 최저사양 제품 가격을 전작 '갤럭시 S23'과 비교해 올리지 않는 파격을 선택했다. AI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문을 연 만큼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AI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해 앞으로 펼쳐질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을 담은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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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3개 이동 통신사는 19~26일 갤럭시 S24 시리즈를 사전 판매한다. 국내 공식 출시는 31일이지만 사전 구매 고객은 26일부터 제품을 받아 개통할 수 있다. ①기본형 6.2인치 모델 갤럭시 S24②6.7인치 모델 S24플러스(+), ③최상위 성능 제품인 6.8인치 모델 S24 울트라가 동시에 나온다.

이 중 가격이 가장 낮은 저장 용량 256기가바이트(GB) 모델은 가격이 갤럭시 S23과 같은 115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갤럭시 S24+ 역시 갤럭시 S23+와 같은 135만3,000원에 나온다. 단 갤럭시 S24 울트라는 256GB 모델이 169만8,400원으로 전작보다 10만 원가량 비싸다. 최고가인 1테라바이트(TB) 모델은 212만7,400원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나 애플 모두 새 버전의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올렸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갤럭시 S24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의 일부 사양 가격을 동결한 것은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AI'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보급을 늘리고 'AI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IDC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애플이 삼성전자를 앞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로서는 이를 뒤집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 S24의 보급을 늘릴 필요성이 있다. 'AI폰' 개발에서 삼성전자보다 다소 늦은 것으로 평가되는 애플이 들어오기 전 점유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이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자체 제품인 '엑시노스 2400'을 담은 것도 원가 절감에 힘을 보탰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나온 갤럭시 S23은 전작인 S22 대비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 시장 전문가들은 모든 제품에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를 썼던 점도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에도 '스냅드래곤 8 3세대'를 채택한 갤럭시S24 울트라는 전작보다 가격이 10만~16만 원대 오른 반면 '엑시노스 2400'을 쓴 기본형은 동결 또는 소폭 인상됐다.



19일부터 사전구매... 방통위는 '사기판매 주의보'



삼성전자는 사전 구매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준다. 기본적으로 사전 구매 고객은 '더블 스토리지'에 따라 256GB 모델 가격에 512GB 모델을, 512GB 모델 가격에 1TB 모델을 구매할 수 있다. 또 제품 파손 보상 및 수리 서비스인 '삼성케어플러스 파손 보장형' 1년권을 무료로 받거나 블루투스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2프로와 케이스를 9만9,000원에 살 수 있는 쿠폰을 얻을 수 있다.

이동통신 3사도 갤럭시 S24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프로모션 경쟁에 돌입했다. SK텔레콤은 26일~2월 8일 S24 시리즈를 개통한 고객을 대상으로 여행 상품권과 백화점 상품권을 주는 추첨을 진행한다. SKT AI 서비스 '에이닷' 이용 고객에겐 추가 응모권을 주는 방식으로 'AI 서비스 연계'도 노린다. KT는 추첨을 통해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 선수의 소속팀(파리 생제르맹) 친필 사인 유니폼과 3월 21일 태국과 국가대표 경기 티켓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명품 핸드백과 반지, 호텔 숙박권 등을 추첨 상품으로 내걸었다.

마케팅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는 허위‧과장 광고를 통한 휴대폰 사기 판매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터무니없이 저렴한 구매 금액을 제시하는 경우 할인 조건과 잔여 할부금 등을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방통위는 다음 달 8일까지 스마트폰 시장 모니터링과 현장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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