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서울 양천구와 구로구의 3만8,000여 가구에 온수와 난방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17일 서울시와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서울에너지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4분쯤 양천구 신정가압장에서 우회 배관을 설치하던 중 노후한 기존 배관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가압장은 수압을 높여 먼 거리까지 중온수(80~115℃)를 보내는 시설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밸브 하단부가 파손돼 중온수가 분출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양천구 신정동과 신월동, 구로구 고척동과 오류동 아파트 단지 80곳의 3만8,000여 가구에 온수와 난방이 끊겼다. 서울에너지공사는 가용 직원을 총동원해 가압장 내 모든 밸브를 잠그고 복구에 돌입했지만 물이 차올라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난방과 온수 중단 사태가 밤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서울시와 구청들은 주민센터에 대피소를 마련하고 주민들에게 전기장판을 지급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장으로 가 설비 복구 및 주민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도 온수·난방 중단을 보고 받고 신속한 복구 및 노약자와 어린이들이 추위에 떨지 않도록 집중 관리를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