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보낸 영상 축사에서 "우리 정부가 더 잘할 수 있게 화끈하게 도와달라"며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의 지지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서 영상 축사를 통해 "제게 대구·경북은 각별한 곳"이라며 "30년 전 공직생활을 시작한 게 대구"라고 말했다. 1994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인연으로 운을 뗐다. 윤 대통령은 이어 "몇 차례 방문하는 동안 제게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을 가르쳐준 게 대구였고,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큰 힘을 준 곳이 대구였다"며 "늘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역사에서 TK의 역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TK가)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끝까지 지켜내고,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끌었다"며 "앞으로 우리 정부가 열어갈 지방시대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대구·경북 발전을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은 잇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고 박 전 대통령의 대구 자택까지 직접 방문하는 등 TK 민심 챙기기에 주력했다. '보수 적통'임을 강조해 보수 표심 이탈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대구 출신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행사에 직접 방문해 "윤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구·경북은 자유시장경제를 지켜낸 고장이고 산업화의 중심'이라고 말한다"며 "달빛철도, 대구·경북 신공항 이전, 포항 2차전지, 구미 반도체 등 지역 현안을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TK 주요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보수 진영 주요 인사들도 행사장에 집결했다. 차기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직접 참석해 TK와 친근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에선 윤재옥 원내대표와 주호영 전 원내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물론 추경호 의원을 비롯한 TK 지역 의원들이 대거 자리했다. 김의승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등 TK 지역 출마를 준비 중인 이들은 물론 서울 송파갑 출마를 준비 중인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을 비롯해 다른 지역 출마 예정자들도 얼굴을 비췄다. 다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불참했다. 야권에선 대구 수성갑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