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 대변인이었던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6일 최근 불거진 성희롱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현 부원장에 대해 사실상 공천 배제(컷오프) 입장을 밝힌 지 2시간여 만이다. 전날엔 성추행 논란이 있던 친이재명계(친명계) 핵심 강위원 당대표 특보가 총선 출마의 뜻을 접었다. 복귀를 앞둔 이 대표 부담을 덜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이날 "민주당 공관위원장으로서 경기 성남 중원 현근택 예비후보자의 일련의 문제에 단호하고 엄격히 대처할 것"이라는 짤막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현 부원장의 성희롱 사건이 불거진 지 일주일 만이다. 이재명 대표가 관련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당 윤리감찰단에 진상조사를 지시하고도 이날까지 감찰 결과가 나오지 않자, 임 위원장이 선제적으로 배제 방침을 밝힌 것이다.
당내에선 현 부원장이 친이계 핵심 인사라는 점에서 감싸기 의혹이 불거졌다. 비이재명계(비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 나와 정봉주 전 의원의 미투 의혹, 강위원 특보의 성범죄 혐의, 현근택 부원장 성희롱 사건을 언급하며 "성비위 의혹 3인방 트로이카가 당의 공천 국면을 이끌면 망천"이라고 비판했다.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질질 끄는 상황에서 2차 가해 논란까지 불거지지 않았냐"며 "더 빨리 단호하게 해결했으면 좋았을 텐데 오해를 키운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 특보와 현 부원장이 총선 출마를 접으면서 이제 정봉주 전 의원 거취에 시선이 쏠린다. 정 전 의원은 미투 사건으로 4년 전 부적격 판정이 내려져 총선 출마가 무산됐지만 또다시 출마를 노리고 있다.
민주당 검증위 관계자는 "검증위는 정량 평가를 내려야 하는데, 판결문을 보면 혐의에 대한 판단이 모호해 최소한의 결정만 내렸다"며 "공관위가 정성적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검증위는 도덕성 관련 최소한의 기준으로만 걸러냈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박희정 공관위 대변인은 "성비위 사건에 대한 공관위의 입장은 단호하고 엄격하다는 원칙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민주당에 성범죄 이슈가 많았던 만큼, 국민 눈높이에 상응하는, 더 높은 수준의 잣대를 적용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